현대의학이 고도로 발전했다해도 외과수술은 어쩔수 없는 위험을 수반하는 이상 비록 의사가 과실을 저질렀다해도 이에 대해 모든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의사가 100%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제기한 항소심에서 의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12일 판결문을 통해 "현대의학이 고도로 발달했다 하더라도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특히 외과수술은 필연적으로 잘못될 수 있는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이어 "따라서 의사에게 모든 손해를 배상할 것을 주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100%책임을 부과한 원심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결국 환자도 이같은 위험성을 알면서 수술에 임한 만큼 비록 수술이 잘못됐다해도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인 것.
환자가 이번에 받은 수술외에는 부작용이 일어날 어떠한 건강상 이유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만큼 의사의 수술로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 환자의 모든 피해를 보상하고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2심 재판부가 이처럼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다. 우선 현대의학의 불완전성을 인정해야 하며 환자도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환자가 스스로 수술비 등을 고려해 수많은 성형외과 병의원 중에서 이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으며 외과적 수술인 성형수술도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감수하고 수술에 임했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함에 있어 이같은 사실을 참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성형수술이라는 특성상 통상의 의료행위와는 다소 차이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른 의료행위와는 달리 성형수술은 수술 후 상태가 환자의 주관적인 기대치와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사건의 경우도 코가 다소 삐뚤어지기는 했지만 코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모든 사실을 비춰보면 의사에게 모든 손해를 부담시키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한다"며 의사의 책임을 70%로 제한해 599만원의 손해배상책임과 위자료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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