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M&A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 소문만 무성하다 식어버린 전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중소업체는 정부 규제, 약가 인하 정책 등 영업환경의 악화로, 기업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상위업체는 이 기회를 틈타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요즘처럼 기업을 팔려는 자(매각)와 사려는 자(매수)의 이해관계가 절묘히 맞아떨어지는 시기도 드물다는 것이 업계가 바라보는 눈이다.
29일 증권가 등에 따르면, 현재 에이즈 치료제 원료 전문업체 삼천리제약 인수전에 동아, 녹십자, 한독, SK, 유한 등이 뛰어든 상태며, 특히 녹십자는 신종플루 백신 매출로 유입된 대규모 현금여력을 기반으로 삼천리제약은 물론 1000억원대 ETC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결산 기준 1000억원대 제약사는 유나이티드(1190억원), 삼일(1160억원), 대원(1159억원), 경동(1042억원), 영진(1033억원), 안국(1005억원), 환인(993억원), 한올(987억원), 명문(922억원), 휴온스(808억원) 등이다.
3월 결산 법인 6곳(대웅, 일동, 부광, 일양, 국제, 유유)은 800~1200억원 규모 기업이 없다.
또 500억원 규모의 상장제약사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아직 시장에 매물로 나오진 않았지만, 회사 대표를 비롯해 일부 임원급들이 비밀리에 다른 제약회사와의 인수합병을 위해 접촉으로 알려졌다.
H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9일 통화에서 "(M&A가 예민한 사항이라) 업체명을 거론할 수 없지만, 여러 업체가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고, 예전에 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예의주시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녹십자는 (신종플루 백신 매출 유입으로) 탄알이 많아 보다 유리한 조건에 서 있다"며 "현재 삼천리제약과 함께 1000억원대 ETC업체 인수를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업계도 바라보는 시각은 비슷하다.
국내 C사 관계자는 "최근 약가인하 등 정부규제가 날로 심해지면서, 제약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덩치를 키우려는 상위업체와 산업의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존폐를 우려하는 중소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조만간 M&A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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