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제약사 영업사원의 관계를 지나친 갑을 관계로 묘사한 공중파 모 방송이 물의를 빚고 있다.
방송에서 의사가 영업사원을 단순한 노무나 편익 제공자로 대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
이와 관련 의료계 등은 쌍벌제 이후 의약품 투명 유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방송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며 비판했다.
공중파 한 방송에서 교수가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핸드폰을 고쳐오라고 시킨다(좌), 홀로 남은 교수는 영업사원이 가져온 제품 브로셔를 읽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우)
문제의 방송은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주말 드라마.
방송은 제약사 영업사원이 교수방에서 탁자를 닦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후 교수가 들어와 자리에 앉자 영업사원은 "형광등 다 고쳤습니다. 교수님"하고 말문을 연다.
이어 영업사원은 신약이 나왔다며 제품 브로셔를 책상 위에 놓고, 간단한 브리핑을 준비한다.
하지만 교수는 브로셔를 읽어 볼테니, 대뜸 자신의 핸드폰을 고쳐오라고 지시한다.
이에 영업사원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상황파악을 하고 "빛의 속도로 달려가서 고쳐오겠습니다"라고 외치며 방을 뛰어나간다.
이후 교수는 영업사원이 가져온 제품 브로셔를 손에 들더니, 내용을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다.
이와 관련 업계는 어느 정도 의사와 영업사원 간에 갑을 관계가 존재하지만, 지나치게 비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쾌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복지부가 지난해 의사에 대한 단순한 노무와 편익 제공도 리베이트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가운데 나온 방송이라 더욱 물의를 빚고 있다.
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이 보면, 해당 업계 종사자들을 어떻게 판단하겠느냐"며 "업계도 예전의 습관을 버리고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방송이 나오면 정말 일하기 싫어진다"고 비난했다.
다국적제약사 한 관계자도 "의사-영업사원 간에 분명히 갑을 관계는 존재하지만, 영업사원을 존중해주는 의사도 많다"며 "방송이 너무 지나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대학병원 S교수 역시 "불쾌하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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