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PCA(통증자가조절법) 등을 환자에게 임의비급여하다 진료비 환수 및 과징금 처분을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지방의 L병원이 보건복지부와 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과징금, 진료비 환수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복지부는 2008년 5월 L병원에 대한 현지조사에서 PCA의 경우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 세부사항에 따라 100/100을 환자 본인부담해야 하지만 기준 금액을 초과해 550여만원을 추가 징수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L병원은 수가에 포함돼 있어 별도 징수할 수 없는 치료재료대 360여만원, C-Arm 영상증폭장비료 1120여만원 상당을 환자에게 별도로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는 L병원의 총 부당금액 2200여만원의 4배인 9000여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고, 공단은 부당금액 전액을 환수한다고 통보했다.
L병원은 처분에 불복해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L병원 원장은 "PCA가 비급여인 줄 알고 시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비용을 전액 부담시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환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후 시술을 했다"고 항변했다.
치료재료대 별도 산정과 관련 L병원은 "요양급여기준규칙은 무균현미경 커버, 휴미디 필터, black drape 등 새로 발명되는 치료재료나 장비가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제정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이들 치료재료나 장비료가 당연히 수가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치료시 불가피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병원은 "요양급여비용 별도 산정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특히 L병원은 "C-Arm 영상증폭장비는 척추 신경차단술을 실시할 때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장비"라면서 "이용료를 별도로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원가도 보전해주지 않는 것이어서 너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L병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PCA가 요양급여 대상임을 잘 알지 못했다거나 환자들에게 비급여 대상으로 하기로 동의를 받고 시술한 후 요양급여를 징수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별도로 징수한 치료재료대나 장비료가 별도로 비용을 징수할 수 있는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당연히 행위수가에 포함돼 그 비용을 별도로 징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이는 비용을 별도로 징수하지 않는 경우 원가가 보존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바 아니다"고 판결했다.
2009년 10월 서울고등법원도 "PCA 실시비용 징수에 대해 분명하게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이 사실과 다른 진단서를 발급하고,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것을 비춰볼 때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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