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사의 병·의원에 대한 압박이 날로 거세지면서 전국의 의료기관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제는 복지부의 현지조사보다 보험사의 경찰고발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민간보험사들의 일선 병·의원에 대한 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과거의 진료기록부 열람을 요구하거나 교통사고 외박·외출 환자 관리를 넘어서, 경찰 고발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의료계를 뜨겁게 달군 경찰의 요실금 수사에 이어 최근 경찰의 하지정맥류와 맘모톰 수술 병·의원에 대한 전국적인 수사도 민간보험사와 연관돼 있다.
민간보험사들이 하지정맥류와 맘모톰 수술 관련 보험지급액이 늘어나자, '낮병동' 이라는 애매한 급여기준을 문제삼아 의료기관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보험과 관련해서도 민간보험사의 행보가 예전과 사뭇다르다.
한 유명 손해보험회사는 환자가 입원해 정상적인 치료를 받았음에도 경미한 환자를 치료했다며 해당 병원에 지급한 의료비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의료자문도 없이 보험사가 치료의 적절성까지 판단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당국에서도 민간보험사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차원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TF가 구성돼 있으며, 금융감독원과 심평원이 보험사기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러자 일선 병·의원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난 책임을 의료기관에 돌리면서,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소송 등을 무기로 의사의 고유권한인 처방권마저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이 같은 경향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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