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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사에게 깁스 지시한 원장 면허정지 된서리

안창욱
발행날짜: 2011-07-02 06:45:11

의료법 위반 무죄 판결 받았지만 복지부는 3개월 처분

의사 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에게 깁스 등의 의료행위를 지시한 원장이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정형외과의원 김모 원장이 청구한 면허정지 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김 원장은 손목 골절상으로 내원한 임모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 이모 씨에게 석고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는 방법으로 4회에 걸쳐 반깁스 또는 통깁스 등의 의료행위를 시켰다.

이씨는 이 병원에서 근무하던 사무직원(행정부장)으로서 간호조무사 및 2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대한석고치료사 회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김 원장과 이씨는 의료법 위반죄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그러나 2009년 10월 헌법재판소는 항소심을 진행중이던 이 형사사건에서 원고에게 적용한 의료법 양벌규정(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무면허의료행위를 하면 그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09년 12월 항소심 법원은 원고에게 무죄 판결을, 이씨에 대해서는 항소 기각 판결을 각각 선고했다.

김 원장은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의사 면허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리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원장은 "비록 이 씨가 의료행위를 하기는 했지만 그와 같은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등으로 의료법 위반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의료법 양벌규정의 일부 위헌 결정으로 인해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병원에 내원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에게 4회에 걸쳐 반깁스 또는 통깁스 등의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간호조무사이자 행정부장에 불과한 이 씨가 김 원장으로부터 아무런 지시를 받지 않은 채 손목골절상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독자적으로 깁스 시술을 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상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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