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흉부외과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회'를 보기 위해서다.
약 400석의 자리를 모두 채우고도 100여명이 서서 토론회를 들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4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은 "오늘 밤새도록 얘기해도 평행선일 것 같다"는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김경수 교수의 말로 정리됐다.
카바수술 시술자인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와 연자로 참석한 심장 전문가들은 상대방 자료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피어리뷰, 수술성적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뒷짐지고 있는 정부 비판 이어져
심평원 수가등재부 강지선 부장은 보건복지부가 카바수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할 때에 한해 비급여를 산정한다고 고시한 이후 건국대병원이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청구한 사례를 발표했다.
송명근 교수가 복지부 고시 이후 카바수술 전향적 연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활하게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하고 있다"고 폭탄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카바수술을 하면서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수술명을 바꿔 진료비를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건국대병원은 이런 방법으로 작년 6월 이후 총 79건의 진료비를 청구했다. 7~82세 환자에게 대동맥판막성형술을 실시했으며 카바링을 2개 쓴 환자가 72명, 1개 쓴 환자가 1명, 사용하지 않은 환자가 6명이었다.
이 중 우선적으로 들어온 11건을 흉부외과분과위원회에 자문한 결과 모두 카바수술이라는 결정이 났다.
하지만 심평원은 카바수술이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급여환수 같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강지선 부장은 "아직 심사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이번 토론회를 참고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송재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심평원은 심의결과를 놓고 더이상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보험 청구했는데 몇달 동안 안주고 심의중이면 환자 입장에서 곤란하다. 그 다음 조치가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심평원의 결정을 촉구했다.
연자로 참석한 제주대 의대 배종면 교수도 "심평원은 가치 평가를 해야한다. 아쉽지만 지금까지 위원회를 자꾸 만들어 근거에 치중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한 일을 반복만 하고 있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고시 이후에도 카바수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복지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장병철 교수는 "전향적 연구를 승인한 자체가 시술자에게 카바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법) 위반 사항이 있는데도 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주 한라병원 흉부외과 조광리 과장도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업무다. 죽고 사는 게 걸린 문제는 어느 정도 고집한 게 있으면 밍기적대지 말고 빨리 결정해야 한다. 3년 지나고 5년 지나서 만약 이 수술이 안좋으면 어떻게 책임질꺼냐"고 몰아붙였다.
"적응증도 안되는 환자를 어떻게…"
이날 카바수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적응증이 안되는 환자들을 수술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경환 교수는 "송 교수는 대동맥근부질환을 완치할 수 있다고 항상 말한다. 완치를 하려면 적응증이 되는 환자에게 조심스럽게 적용해서 합의를 얻고 적응증을 확장해 나가고 데이터를 발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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