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의협이 연일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는 포괄수가제를 당연적용하더라도 의료의 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자분류체계를 세분화했고, 행위별수가보다 더 높은 수가를 보장했다며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의료기관들은 값싼 치료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국민들도 포괄수가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다. 의사들이 수입 감소를 우려해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자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자신의 수입을 공개하는 글을 '다음' 아고라에 게재하며 포괄수가제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포괄수가제 파동을 겪으면서 새삼 느끼는 점은 의료계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의사들은 의료수가가 원가의 74%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국민을 의사 편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존경받는 의사상을 확립하고, 대국민 인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정책과 논리의 주도권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 의협은 포괄수가제를 포함한 정책 현안 챙기기 못지 않게 의사상을 재확립하기 위한 장단기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의료수가 현실화 역시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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