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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의=예스맨' 악습 되물림 "교수님 종입니까?"

발행날짜: 2012-07-03 06:40:40

창간기획조폭문화 변화 조짐 "선배의사 언행은 롤모델"

"할 말은 좀 하고 삽시다!"

답답한 일이 있을 때면 누구나 쉽게 하는 말이다.

보수적인 집단으로 손꼽히는 의사사회에서는 그동안 이말을 용납하지 않았다. 교수, 선배가 하는 말은 곧 '법'이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수련의 시절 폭력, 폭언, 심부름, 잡일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부당함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단단하고 끈끈(?)했던 의사 사회의 문화가 변하고 있다. '급변'은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뀌고 있다.

A대학병원 교수는 "변화가 조금씩 쌓이고 있는 단계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엄격한 분위기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 중.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실제로 J대학병원이 올해 초 인턴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예비교육한 내용이 화제를 모았다. 교수와 함께 차를 탔을 때 자리 배치법이나 술자리 예의 등을 하나하나 짚어줬다.

바람직한 인턴은 언제든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하는 예스맨이어야 하고, 재치와 유머를 갖추면 'A턴'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B대학병원 전공의는 "세세한 행동요령과 예절교육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지만 그것이 아직은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요즘은 익명고발 활발, 학부모에게 항의 받기도…"

전공의 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이미 병원별, 대학별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징계위원회의 기능도 강화했다.

서울대병원은 수련과정에서 의사의 언어폭력이나 성폭력을 징계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공의가 참여하는 수련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폭력과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진료정지 징계를 2번 받으면 '사직'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대학병원 교수는 "요즘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당한 사람이 병원 징계위원회에 익명으로 고발해 바로 조치가 들어온다. 학부모에게 항의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옛날 같이 (전공의를) 종처럼 데리고 다니는 것도 없어졌고, 커피 사오라는 심부름도 못시킨다. 어마어마하게 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압적 조폭문화 여전…"교수가 모범 보여야"

히포크라테스 선서.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강압적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변하려면 선배 의사, 특히 교수의 '모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교수는 "이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규정을 만들고, 안지켜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등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때"라며 "교수들도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생명을 다루는 교육이기 때문에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D의대 교수도 '모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의 인간성 문제가 아니다. 군대식, 일제식 교육에서 온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성교육은 교과서에 있는 게 아니라 교수가 모범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의대는 교수와 학생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교수들이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의대교수를 동아리 지도교수, 생활지도 교수, 기숙사 사감 등으로 배치해 학생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였다. 또 학생들과 함께 한 식사 비용을 의대에서 부담해 교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의료윤리연구회 이명진 회장은 교수와 선배의사의 언행과 칭찬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공의 수련기간 중 선배의사와 의대 교수의 행동, 매너, 억양까지도 그대로 본받게 된다. 환자나 동료의사, 직원을 대할 때 보여주는 교수의 깔끔하고 세련된 매너와 언어는 후배의사들의 교과서이자 롤 모델"이라고 환기시켰다.

이명진 회장은 이어 "악습은 되물림 된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가 달린다"면서 성숙한 의사사회를 위한 선배들의 책임있는 모습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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