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가 낮다는 평가는 조직에 대한 대외적 신뢰성도 떨어지고 동시에 조직원의 사기도 함께 떨어집니다. 내적 고객인 직원, 외적 고객인 병의원 관계자와 국민의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재식 부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심평원은 즉시 감사실 산하에 청렴도향상추진팀을 꾸렸다. 팀장은 감사실 도재식 부장이 맡았다.
청렴도향상추진팀은 청렴도 관련 직원교육 계획을 세우고, 청렴 설문제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심평원 청렴도에 흠집이 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최근 심평원 직원 3명이 정기간행물을 인쇄하는 업체 관계자에게 상습적으로 리베이트 및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도재식 부장은 "청렴도에는 금전, 향응을 받았다는 부패, 업무의 투명성, 책임성 등 세가지가 있다. 하지만 청렴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금전, 향응과 직결된다. 이 부분에서 심평원은 3년연속 만점을 받았을 정도로 투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최근 예상치도 못했던 문제가 터졌다. 이번 문제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은 이러한 금품향응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올해 청탁등록시스템을 구축했다. 임직원이 심평원 내외부로부터 부당한 청탁을 받았을 때 그 내용과 청탁자를 등록하는 것이다.
도 부장은 "이번 사건은 청탁등록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있었던 일들이다. 아직까지 신고가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밖에도 심평원장 외 이사, 감사 등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심평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부서 운영비 등은 내부 게시판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도 상시모니터링하고 있다.
한편,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에 대한 의료계의 부정적인 인식도 심평원의 청렴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심평원 청렴도를 평가하는 당사자가 바로 병의원 관계자이기 때문이다.
도 부장은 "심평원의 주역할에 심사, 평가라는 규제성격이 있다보니 요양기관의 만족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또 의료와 관계된 정치적인 이슈가 있어도 청렴도를 평가하는 요양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주 고객인 요양기관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3월 청렴설문제를 도입했다. 방문심사, 방문상담, 현지조사 업무 후 의료기관에 심평원 직원들의 청렴도 관련 설문을 시행하는 것이다.
도 부장은 "과거에도 각종 현지조사 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시행했지만 설문지를 회수하는 부서가 제각각이었다. 의료기관들이 솔직하게 답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렴설문제를 실시하면서 설문조사 회수처를 감사실로 일원화 했다. 조사를 나가는 부서 따로, 만족도 조사를 받아보는 부서를 분리한 것이다.
도 부장은 "6월말 현재 460개 기관으로부터 설문조사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전체 조사 기관의 절반정도에 해당한다. 예전에는 설문조사 회수율이 20~3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실제 수원에 위치한 한 의원 관계자는 청렴설문지에 "각 약제에 대한 심사기준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곳에 모아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써놓기도 했다.
그는 "의료기관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청렴설문제 외에도 심사기준 공개를 점차 확대하는 등의 장기적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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