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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차단제, 항상 구세주는 아니다

김용범 원장
발행날짜: 2012-10-05 11:13:28
오랜 믿음과는 달리, 심근경색 환자에게 고전적으로 사용돼 온 베타차단제가 심근경색 병력자,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 심근경색이 없는 관상동맥질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도 보였다는 대규모 관찰자 연구결과가 JAMA 3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되었다.

뉴욕의대 Sripal Bangalore 교수 연구진은 2003-2004년도 REACH(Reduction of Atherothrombosis for Continued Health)연구로 등록하여 베타차단제 처방을 받은 4만 4708명을 평균 44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결과 심근경색 병력자에서도 베타차단제가 심혈관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등 1차 종료점에서 혜택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했다.

베타차단제 복용군의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16.93%, 비복용군은 18.6%로 10%의 차이를 보였다.

심근경색이 없는 관상동맥질환자에서도 각각 12.94%, 13.55%로 상대적으로 위험도를 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관상동맥질환 위험요소군에서는 복용군이 14.22%, 비복용군이 12.11%로 오히려 1차 종료점 위험도를 18%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입원, 혈전성 사건, 재관류술 시술 등 2차 종료점에 대한 위험도도 높았다.

하지만 1년 이내에 심근경색이 발생한 환자들에서는 2차 종료점 위험도가 23% 감소했다.

Bangalore 교수는 "베타차단제 치료는 최근의 기술들이나 약물치료와의 비교가 없는 오래된 연구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80%의 환자들은 스타틴, 또는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하고 있고, 절반 이상은 ACE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미국심장협회(AHA) 및 미국심장학회(ACC) 2차 예방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근경색 발생 후 3년까지는 베타차단제 치료를 Class Ⅰ의 근거수준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장기간 치료에 대해서는 Class Ⅱa로 권고하고 있다.

또 유럽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차단제가 안정형 협심증 환자들에게 심혈관 보호효과를 보인다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를 근거로 Bangalore 교수는 "베타차단제는 급성 심장발작에는 좋은 약물이지만, 심장발작이 없는 이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자료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가 베타차단제의 장기적 사용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로서 무작위 대조군 임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변화까지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베타차단제 종류, 용량, 복용이유, 심근경색의 종류, 또는 심근경색 이전의 베타차단제의 복용여부 등에 대한 자료부족 또한 제약점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관련 심장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베타차단제가 확고한 근거없이 항고혈압 치료제로 과용된 부분이 있었고, 이 연구가 임상현장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다른 약물들이 임상시험에서 더 적은 부작용으로 효과를 보인다면 베타차단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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