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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인술도 하루 이틀이지 보장 없으면 떠나요"

이창진
발행날짜: 2012-12-03 06:32:51

진료소장의 60년 전 서신 화제…환자 진료로 방역도 못하는 실정 호소

개원가와 보건소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60년 전 보건소 입법화의 중요한 계기된 의사의 서신이 공개돼 화제다.

지역보건의료발전을 위한 모임(회장 김혜경, 수원 장안구보건소장)은 2일 보건소의 역사를 집대성한 '지역보건 60년의 발자취'(1, 2편)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된 상황 속에서 피난민과 주민 진료에 헌신한 보건진료소의 모습을 담은 서신이 수록됐다.

당시 30대 젊은 의사인 전남 송정보건진료소 김명호 소장(현 연세의대 명예교수)은 1952년 7월 보건부 최재유 장관에게 보건사업 건의문 형식의 서신을 보냈다.

이 서한은 송형래 의정국장(의사, 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을 통해 장관에게 전달됐으며, 보건소법 국회 통과의 촉매제로 작용해 보건소 의사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전설의 편지'로 회자되고 있다.

김명호 소장은 서신에서 "선진 각국이 치료의학의 단계를 벗어나 예방의학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방역을 행정기관 보다 진료소에서 한다는 것이 얼마만큼 실질적이고 성과적인가를 알 것"이라고 일차의료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의사 일급 2000원 수당과 식량 배급 및 직원 인건비 3500원 등 열악한 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정도 피력했다.

김 소장은 "약품 구입과 직원의 생활보장은 연말이나 잘하면 추곡이 나올 때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를 비난하는 것도, 생활이 궁해 보장을 받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다. 500개 진료소를 어떻게 하면 살리는가라는 염려 때문"이라고 환기시켰다.

김명호 소장은 "도내 진료소장이 부임해 생활보장이 되지 않아 그만두고 떠난 곳이 많을 것"이라며 "인술을 발휘하겠다고 부임해도 많은 환자로 하루 이틀은 견딘다 해도 1, 2개월 아무런 보장이 없을 때 당초 정신에 권태를 주고 말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보건진료소 운영의 대안으로 ▲모범진료소 설치 ▲약품 종류의 균점 ▲인력 증원 등을 제언했다.

김명호 소장은 "현재 진료소에는 의사와 약제사(현 약사), 간호원(현 간호사), 서무원 등 4명이 일하고 있다"면서 "시골장날이면 100여명, 보통날에도 8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왕진까지 하면 방역은 전혀 착수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 소장은 송정보건진료소 담당 읍면의 총 인구 수(약 1만명)를 알리면서 "예산이 어려우면 모범진료소에라도 방역사를 1명씩 둬야 한다"며 특히 "의사도 내과와 외과 등 2명 있어야 한다"며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발간한 '지역보건 80년사 발자취'에는 1952년 김명호 진료소장이 보건부 장관에게 보낸 서신이 담겨있다.
그는 보건진료소를 보건소로 기능과 역할을 격상하는 법안 통과에 대한 염원도 피력했다.

김명호 소장은 "미국과 일본 진료소에 못지않은 한국의 진료소를 건설하기 위해 보건소법(현 지역보건법) 국회 통과를 고대하고 있다"며 "국장님이 각 진료소를 시찰해 일선 직원의 사기를 배양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소장은 끝으로 "보건부의 영구적인 독립과 보건진료소 500개소의 영원한 발전을 빌고 있다"며 보건진료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김명호 소장은 1945년 대구의학전문학교(경북의대 전신) 졸업 후 미국 미네소타 보건대학원 이수, 연세대 예방의학과 주임교수, 원주 연세의대 초대 학장 등을 거쳐 현재 안산시 새생명요양병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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