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를 2.4%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노예계약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의협은 24일 2013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결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21일 건정심은 내년도 의원의 수가를 2.4% 인상하기로 최종 결정했는데, 이는 공단이 의협과의 수가 협상에서 최종 제시했던 수치"라고 환기시켰다.
의협은 "지난 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에 달하고 올해 공무원의 임금인상률이 3.5%인데, 건정심은 이번에도 의사들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같은 수가 결정이 의료계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는 폭력행위라고 못 박았다.
의협은 "계약의 당사자인 의협과 건보공단이 상호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합의에 이르지 않는다면 협상이 결렬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만일 강제적으로 협상에 임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 그것은 노예계약과 다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만족스럽지 않은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협상에 임하는 자의 권리"라면서 "그러나 건정심은 계약의 한 당사자인 건보공단의 책임은 묻지 않고, 공급자에게만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왔다"고 비난했다.
협상의 당사자인 의협은 협상을 거부할 자유도, 계약을 거부할 권리도 없이 건정심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의협은 "이번에는 보건복지부의 노력으로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건정심은 결국 건보공단이 최종 제안했던 수치로 결정했다"면서 "일방적인 지불자의 요구사항을 공급자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의협은 "일방적 요구를 강제하는 행위, 일방적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패널티를 운운하는 행위는 선량한 시민의 호주머니를 강압적으로 털어가는 폭력배와 무엇이 다르고, 원가 이하의 진료수가를 강요하면서 어떻게 최선의 진료를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와 함께 약사회 등이 건정심에서 의협에 대해 공단과의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노예의식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약사회와 한의사협회는 최근 건정심에서 의협이 성실하게 수가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며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혀를 차며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건보공단의 일방적 의견을 수용하면 수가협상에 성실히 응한 것이고, 일방적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면 수가협상에 불성실하게 응한 거냐"고 따졌다.
또 의협은 "약사들이 받는 조제수가는 원가보전율이 월등히 높아 지금의 제도를 유지하고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약사회가 건정심에서 보여준 추태는 노예 신분이면서 권리를 부르짖는 다른 노예를 학대함으로써 주인에게 충성하는 노예 관리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 온 강제지정제, 정부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안겨 준 건정심의 구조, 그 사이 급속히 추락하고 있는 의료의 질, 전문가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포기하고 생존에 급급해 편법에 의존해 온 보건의료단체 모두 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그 변화는 정부와 의료소비자 그리고 보건의료단체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가장 경제적인 비용을 함께 찾는 합리적인 수가결정구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협은 의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임금을 수가 인상분을 참고해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의협은 "진료수가는 의사들의 수입이 아니며, 모든 보건 의료인들의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면서 "적정 수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단과 건정심의 의지는 보건의료인들의 적정 인건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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