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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한의사 초음파 이중잣대…권익위 "황당하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3-02-21 06:47:00

한의약과 "치료에 사용 가능"…의료자원과 "한방 영역 답변 곤란"

한의사의 초음파 진료행위를 사실상 용인한 검찰의 판단에는 보건복지부의 모호한 유권해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한의원의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와 한의사의 초음파 진료행위 등 공익신고 17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처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법원은 한의원에서 간호조무사가 물리치료를 한 행위는 의료법(제27조 무면허 의료행위) 위반으로 벌금형의 기소유예를 처분했다.

반면, 검찰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료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는 초음파기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한의사의 기소유예처분취소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한마디로, 초음파기기를 이용한 의료행위는 의사의 업무영역으로 한의사 사용은 위법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검찰이 초음파 진료행위를 한 한의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근거는 무엇일까.

권익위원회는 모호한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기인했다고 보고 있다.

권익위는 한의사의 초음파 의료행위 공익신고와 관련, 헌재의 판결문과 함께 복지부의 회신 내용을 첨부해 해당 신고건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지난해 4월 권익위 질의에 대해 "한의학적 이론 및 한방원리에 입각해 기기로 물리치료를 할 경우, 한방물리요법에 해당되어 한의사만 시술이 가능하며, 간호조무사가 이를 행할 경우 의료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현재 의료인의 의료기기 관련 업무는 의료자원정책과와 의약품정책과, 한의약정책과 등에서 나눠 맡고 있다.

문제는 의과를 담당하는 부서와 한방을 담당하는 부서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의료자원정책과는 헌재의 판결을 근거로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 진단행위는 의사의 고유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한의약정책과는 헌재 판결은 초음파 골다공증 측정기에 관한 내용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한의사의 진단은 불가하나, 치료용 초음파 사용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가 지난해 4월 권익위원회에 회신한 내용.
더욱 황당한 것은 한의약정책과가 유권해석을 내리기 전 의료자원정책과와 협의했다는 사실이다.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한의사 의료행위를 전담하는 한의약정책과에서 한의학적 이론과 한방원리에 입각한다는 전제조건을 유권해석에 단 것에 대해 뭐라고 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의학정책과 관계자는 "헌재의 판결은 진단용 초음파에 한정된 것으로, 한의사가 치료행위로 초음파를 사용하면 문제되지 않는다"며 "법 개정이나 법원의 판결 전까지 같은 질의가 와도 동일한 답변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사와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명확히 구분하거나, 법원의 새로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한의사의 치료용 초음파 사용은 문제없다는 의미이다.

그는 이어 "직능발전협의체에서 조만간 의사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부서 간의 다른 잣대 속에 의사와 한의사의 공방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헌재 결정사항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것을 확인하고 황당했다"면서 "복지부의 애매한 유권해석이 작용한 것 같다. 초음파기기 의료행위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복지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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