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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팍팍한 현실 '전자차트'로 위안"

정희석
발행날짜: 2013-05-15 06:40:06

의협에 S/W 희사 밝힌 곽상혁 원장 "올해 심평원 인증"

"환자도 줄고 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의들이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도록 위안을 주고 싶은 절실한 마음을 전자차트에 담고자 했다."

14일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 위치한 위앤장 곽내과의원 곽상혁 원장은 전자차트를 개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의료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화명 '컴수'로 잘 알려진 곽 원장은 14일 메디칼타임즈가 보도한 것과 같이 의협에 전자차트 희사 의사를 밝힌 바로 그 내과 개원의.

곽 원장이 전자차트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시기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보의를 마치고 2004년 개원 후 전자차트를 사용하면서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개원의는 진료를 보는 의료인이자 의원이라는 사업체를 경영하는 입장이어서 이 두 가지 업무가 전자차트 안에서 구현해야 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다는 것.

곽 원장은 "내원했던 환자들이 발길을 끊는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추적할 수 있는 CRM(고객관계관리) 기능이 없어 전자차트 업체에 의견을 냈지만 전혀 반영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개원의는 경제적인 문제와 연관이 돼있는 진료비 청구와 관련된 삭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당시 전자차트에는 지금과 달리 사전에 삭감 여부를 미리 체크할 수 있는 기능들도 부족했다"고 환기시켰다.

곽 원장은 이 때부터 전자차트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후 전자차트 테스트 버전을 여러 개 만들었지만 실패를 맛봤다.

실패의 경험을 발판으로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 전자차트가 바로 의협에 희사 의사를 밝힌 '스마트 차트'(SMART CHART)다.

사실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도 아닌 곽 원장이 전자차트를 개발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무모한 시도'에 가까웠다.

그는 "의사가 전자차트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고, 또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때마다 전자차트 전문가를 찾아다니고 만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50% 정도 개발을 마친 스마트 차트는 사용자 중심의 기능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이 진행 중이다.

곽 원장에 따르면, 스마트 차트는 메인화면에 환자 검사결과, 진료예약, 대기환자 등의 전체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별도 화면을 추가로 만들었다.

또 각 의사회 공지사항, 의료계 뉴스, 이메일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통합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 개발팀과 협력해 전자차트에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를 통합 구축하고, 전자서명 기능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 차트에는 개발자이자 사용자이기도 한 곽 원장의 작지만 세심한 배려도 숨어 있다.

곽 원장은 "과거에 사용했던 업체들의 전자차트 화면은 오래 보면 눈이 피로했다"며 "칼라 테이블과 더불어 눈의 피로도가 적은 검은색 바탕ㆍ하얀 글씨의 바탕화면도 사용자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중심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차트가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지난 4월 12일 의협에서의 데모 당시 청구S/W(전자차트)사업자문위원들이 지적한 내과의원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다.

곽 원장은 "정확한 지적이었다. 내과개원의로서 내과와 비슷한 소아과ㆍ가정의학과는 짐작할 수 있겠지만 안과ㆍ정형외과 등 타 진료과목의 특성은 잘 모르기 때문에 한계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각 개원의협의회를 대표해 참여하고 있는 의협 전자차트 사업자문위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타 진료과목의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하면 충분히 보안할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전자차트는 기본이 되는 플랫폼이 중요한데, 스마트 차트 기본 플랫폼에 각 과 사용자 시스템을 얹으면 되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화면구성이 너무 획기적이어서 기존 전자차트를 사용해오던 개원의들이 생소해할 수 있다는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이미 수정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스마트 차트 개발 원칙이 기존 시스템과 한 눈에 달라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예상치도 못한 지적을 듣고 충격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웃었다.

이어 "디자인 전문가들을 만나 업체 전자차트와 스마트 차트 화면을 놓고 의견을 구했더니 똑같은 지적을 받았다"며 "업체 전자차트에 익숙한 개원의들이 큰 혼란 없이 스마트 차트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디자인 전문가들과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곽 원장은 올해 스마트 차트 개발을 완료하고 심평원의 청구소프트웨어 인증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평원의 청구소프트웨어 인증은 올해 안에 스마트 차트가 개원가에 배포될 수도 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곽상혁 원장은 "현재까지 스마트 차트의 전체 기능 중 절반 정도가 만들어진 상태다. 진행상황을 봐야겠지만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심평원으로부터 청구소프트웨어 인증을 받으려면 총 3단계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이중 1단계에 해당하는 DUR 통합테스트를 이미 1개월 전에 마쳤다"며 "올해 안에 심평원 인증까지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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