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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3대 비급여 해법…병원 압박책에서 출구 찾나

이창진
발행날짜: 2013-05-24 07:00:23

"입원료·종별가산에 이미 반영돼 있다" VS "보상 없으면 부도"

선택진료제 등 3대 비급여 보장성 강화 논의가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논란만 거듭되고 있는 형국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3일 '3대 비급여, 어떻게 할 것인가'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26일부터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관련 마지막 토론회다.

토론자들의 패널 토의 모습. 박은철 교수와 김진현 교수, 김윤 소장(왼쪽부터)
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일관했다.

토론자로 나선 심평원 김윤 연구소장(서울의대 교수)은 "선택진료와 상급병실 모두 국민에게 선택권이 없다"면서 "적정 의료서비스를 못받는 비급여에 대해 의사와 병원의 질 평가로 가격을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소장은 "종별가산율 등 각종 가산제도에 3조원, 선택진료비에 2조원 등 총 5조원이 지출되고 있다"며 "질 평가 없는 원시적인 의료비 지출을 합리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간호대 김진현 교수는 3대 비급여 폐지에 따른 손실을 병원이 상당부분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진현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30% 종별가산에 선택진료가 포함되어 있다"며 "간병비 급여화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입원료 속에 (간병비가) 포함되어 있다. 병원이 환자를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입원료를 책정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직 3대 비급여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되지 않았다. 병원 환자 대상 출구조사와 의료비 청구시 비급여 제출 의무화 방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3대 비급여 보장성이 필요한가라는 회의적 시각도 제기됐다.

박은철 교수 “3대 비급여, 지금 논의할 급한 문제인가”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는 "환자들이 진짜 다인병실만 선호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정책자들이 병실에서 하루 밤 자봐야 한다. 상급병실료 급여화 문제가 다인병실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날 토론회는 보사연 이상영 실장이 좌장을 맡아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그는 "급여화에 따른 원가 보전과 환자 본인부담 추가비용을 정부가 감당할 수 있겠냐"라고 전하고 "3대 비급여 준비는 해야 하지만 지금 해야 할 만큼 급한가"라고 반문했다.

박은철 교수는 "한 걸음에 못 간다. 고운맘 카드와 의료비 지원 제도 등 다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도 "토론회를 할수록 오리무중"이라면서 "실행할 의지가 있으면, 며칠 밤을 세워도 각계 전문가 토론이 필요하다"며 안일한 복지부의 대응책을 꼬집었다.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는 "선택진료는 의료 지원사업으로 출발해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상급병실은 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들이 입원 병실을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현실을 간과한 정치 논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세브란스 이상교 경영지원팀장은 "희귀질환의 경우 의사 선택이 적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일반적인 외과수술 등은 환자들이 의사와 병원을 선택하고 있다.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준 교수와 이기효 교수, 이상교 팀장, 권병기 팀장(오른쪽부터)의 토론 모습.
이상교 팀장은 "상급종합병원과 병원의 종별가산률 차이는 10%에 불과하나 시설과 인건비 차이는 더 크다"면서 "총 진료비 중 순수익은 2% 인데, 선택진료비가 차지하는 7%를 없애면 병원들 부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선천성심장질환 환아의 경우, 선택진료와 상급병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중증환자에게 3대 비급여는 돈 먹는 하마이다. 아이 수술을 3~4번 한 부모들의 모습을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신현웅 박사 "복지부, 몇 개 병원 조사로 끝내려 한다“

앞서 주제 발표한 보사연 신현웅 박사는 "4대 중증질환에 비급여를 포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하고 "그러나 복지부가 눈앞의 성과를 위해 몇 개 병원만 조사하고 끝내려는 느낌이 든다"고 우려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복지부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권병기 비급여개선팀장은 "토론회에서 답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재 공단과 심평원 연구용역을 통해 3대 비급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비용부담 완화와 환자 선택권 강화, 의료서비스 질 중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의견수렴을 통해 환자 부담을 완화한 적절한 개선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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