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으로 불거진 과잉진단 및 과잉진료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인 '허핑턴포스트'에 가장 흔한 과잉진단 5가지를 주제로 한 글이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출처: 허핑턴포스트>
미국
'다트머스 건강 정책 및 임상진료 연구소' 스티븐 울로신(Steven Woloshin) 교수 는 "고해상도 진단 검사장비 사용이 증가하면서 더 작고, 가벼운 질환을 빠르게 발견하기 쉬워졌다"면서 이 때문에 과잉진단의 문제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질병을 조기 발견해 미리 예방하는것도 좋지만 결코 나빠지지 않을 수도 있는 병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울로신 교수는 과잉진단이 일어나고 있는 원인을 3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질병에 대한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나날이 발전하는 건강검진을 스스로 받고, 병을 발견한다.
질병에 대한 정의나 위험요인에 대한 기준이 넓어졌다. 예를들어 고지혈증 판단 기준이 수년전보다 더 낮아졌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고지혈증 진단을 받게 됐다.
마지막 하나는 사람이 겪을 수 있는 평범한 과정도 질병의 증상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노화도 인간이 겪는 당연한 부분인데 치료가 필요한 '증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울로신 교수는 과잉진단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로 ▲갑상선암 등 ▲만성신부전 ▲남성호르몬 검사 ▲치매전단계 ▲검사 대유행 등 5가지를 꼽았다.
갑상선 암 및 다른 암
1979~2009년 미국에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해마다 3배씩 늘었다. 그러나 갑상선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숫자는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립선암, 유방암도 마찬가지.
현대 암 진단 기술은 해롭지 않은 암까지도 집어내기 위해 복잡해졌다.
울로신 교수는 "검사를 통해 발견한 아주 작으면서 천천히 자라나는 종양은 훗날 계속 인체에 무해할지, 치명적으로 바뀔지 밝혀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만성신부전
2002년 이전에는 미국에서 성인 58명 중 1명이 만성신부전 환자였고, 이들은 결국 신부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혈액검사를 통한 신장 기능 정상수치 기준이 바뀌면서 현재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8명 중 한명꼴이다. 2명 중 1명은 70세 이상이다. 특이점은 신부전 환자는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
이는 그만큼 진단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도 많은 신장질환 진단 기술이 신장병 증상 발견에 대한 진저을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평한 바 있다.
남성호르몬 검사
울로신 교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검사가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잘 모르겠다. 회의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낮은 테스토스테론(Low T) 캠페인'을 예로 들었다.
캠페인 내용을 보면 많은 미국 남성 중 어떤 사람은 피곤하고, 또 어떤 사람은 성에 관심이 없고, 다른 사람은 심술이 많다.
이들 모두는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기 때문이다.
캠페인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는 관계없는 문제들을 끌어들여 남성들이 호르몬 조절을 통해 노화를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울로신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약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특히 노인 남성과 심장에 문제 있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매전단계
치매 전 단계에서 의료의 개입은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치매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는 아직 발전된 것이 없다.
울로신 교수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단순히 치매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걱정만으로 치매 전 단계 검사를 무작위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사 대유행 시대
울로신 교수는 유행처럼 번지는 검사 열풍이 '판도라의 상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CT 검사는 건강한 사람들의 암은 물론 심장병 등 다양한 질환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도 "건강한 사람들이 제발로 찾아가서 받는 검사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CT 검사를 받는 것은 모든 과잉진단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면서 "발암물질인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옵션"이라고 말했다.
울로신 교수는 현명한 선택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 의료진에게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면 받지 않아도 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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