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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청구권 요구하면서 본연 업무는 부실한 공단

박양명
발행날짜: 2014-08-19 05:40:31

내부감사 결과 공개, 보험료 징수 및 체납자 관리 엉망

건강보험공단이 본연의 업무인 건강보험료 부과 및 징수, 체납자 관리에 있어 매달 내부감사에서 적발될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보료 부과체계의 소득중심 개편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권 이관을 주장하면서 정작 본연의 업무는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건보공단은 지난 6월 실시한 내부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지사는 2012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2년동안 건강보험료 체납처분이 승인된 807건 중 168건에 대해 압류조치 하지 않았다.

보험료 징수관리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체납처분이 승인된 것 중 건물, 토지처럼 돈으로 바꿀 가치가 있는 재산은 즉시 압류조치해야 한다.

B지사도 1년여동안 지역보험료 체납자의 예금채권을 압류한 건 중 1014건과 체납사업장 704곳에 추심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심 완료 후 압류해제 대상 512건에 해제 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건보료 징수를 위한 압류통지서가 반송돼도 등기를 재발송 하거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압류 사실을 재통보하는 작업도 194건이나 하지 않았다.

보험료 징수 및 체납자 관리 업무 소홀은 매월 실시하는 내부 종합감사에서 매번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앞서 지난 2월에 실시한 내부감사에서 C지사는 보험료 고지서가 5회 이상 반송된 지역대상자 474건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도마에 올랐다.

보험료 고지 및 수납관리 업무처리지침에는 5회 이상 보험료 고지가 반송된 세대는 현지조사결과를 첨부해서 해당지자체에 거주불명등록을 요청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연간 보험료 징수계획을 수립해서 적극적으로 보험료를 내라고 독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C지사는 6개월 이상 보험료 체납 사업장 1585개 중 157개는 유선 및 출장독려 사실이 전혀 없었고, 연도별 징수 독려가 평균 20% 가까이 감소했다.

3월 감사에서 D지사는 3개월 이상 건보료를 체납하고, 30만원이상 재산을 갖고 있는 1832건 중 498건에 대해 압류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의료계에서는 건보공단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않고 진료비 청구권 이관 등에만 신경을 쓴다는 지적이 높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건보료를 6개월 이상 장기체납해 급여가 제한된 사람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해 누수된 금액은 3조8000억원인 반면, 급여제한자에 대한 보험료 환수율은 2.3%, 무자격자 환수율은 32%에 그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건보공단은 차상위 계층에 대한 수입 부분도 받지 못하고 있고, 국고에서 받아야 할 건강증진기금도 못받고 있으며, 부정수급자에 대해 통제하려는 노력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건강보험료 징수 및 부과 등 업무부터 충분히 해결하고 나서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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