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합법 리베이트 요양기관의 회계자료 제출 의무화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9일 상임위에 제출한 의료법 일부개정안 검토보고를 통해 "불법 리베이트로 의심 가는 경우 회계자료를 보고하거나 검사할 수 있으므로 입법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리베이트 간주 규정 신설과 회계자료 제출 의무화를 비롯한 의료법 개정안 등 80여개 법안의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을 의결했다.
인재근 의원은 지난해 11월 현 의료법에 판매촉진 목적의 경제적 이익 범위가 불명확하다면서 불법 리베이트를 의료인 경영자금 보전과 부동산 및 비품 구입, 시설 신축 및 개축 등을 포함한 3개 조항으로 규정한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인 의원은 또한 합법적 리베이트 제공한 업체와 수수한 의료인의 회계자료 제출 의무화를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 등 벌칙 조항을 신설했다.
의료단체는 무죄추정 원칙과 사적자치원칙 위배를 근거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협회는 "판매촉진을 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라는 범죄의 주관적 구성요건 간주규정은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도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게 되는 경위와 유형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판매촉진 목적인지 여부는 개별적 실제 행위 목적과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수용 곤란' 입장을 피력했다.
병원협회는 회계자료 제출 의무화와 관련 "판매촉진 목적 이외 경제적 이익 수수는 원칙적으로 사인 간 자유로운 법률관계 형성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면서 "회계자료 제출은 사적가치 원칙에 위배될 수 있으며 국가의 과도한 개입에 의한 과잉입법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두 조항에 대한 전문위원실의 상이한 입장이다.
전문위원실은 "의약품 채택과 처방 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행위 유형에 해당하기만 하면 실정법에서 범죄 구성요건 해당성을 간주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
반면, "의료법에 복지부장관 또는 지자체장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도록 하거나 서류를 검사할 수 있다"며 "불법 리베이트로 의심 가는 경우 규정에 따라 회계자료를 보고하거나 검사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입법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찬성 입장을 표했다.
더욱이 "의료기관 등이 스스로 경제적 이익 등 회계자료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호주와 일본, 유럽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임의적 선언 규정으로 입법화하는 등 자율적 공지 시스템이 안착되도록 계도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합법 리베이트 공표까지 주장했다.
한편, 최동익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술 의료기관 응급의료장비 비치 및 수술실 영상정보촬영기기(CCTV) 설치 등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 의료단체와 복지부 모두 의료현실과 환자 신뢰 저해 등을 이유로 반대 또는 우려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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