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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 지원법·전공의 특별법 '곤란'…의대 신설 '찬성'

이창진
발행날짜: 2015-11-10 05:10:25

복지부, 안경사 단독법안 반대…의료단체 법안별 입장차 '뚜렷'

정부가 의원급과 전공의, 안경사 등 전문 직역과 직군에 국한된 법안 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법안 심사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순천 지역을 겨냥한 국립의대 신설 법안은 사실상 찬성 입장을 보여 의료계와 갈등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9일 전체회의를 통해 의원급 의료기관 지원법과 전공의 특별법 등을 305개 법안을 상정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다음주 법안심사소위(위원장 이명수) 상정이 유력한 법안 중 의료계 관심은 의원급 의료기관 지원법(대표발의 김용익 의원)과 전공의 특별법(대표발의 김용익 의원),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 설치 운영 관련법(대표발의 이정현 의원), 안경사법안(대표발의 노영민 의원) 등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이 이날 상임위에 제출한 검토 보고서를 살펴보면 법안 심의 과정을 예측할 수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 지원법:김용익 의원이 일명 의원급 3법 중 하나인 이 법안은 지역주민 보건의료 이용과 의원급 등 일차의료기관 지원을 목적으로 일차보건의료 모형 개발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및 병의원 협력진료 개선, 본인일부부담금 경감, 비급여 진료 지원, 야간진료 지원, 예방접종 및 구강보건사업 지원, 일차보건의료 전담조직 설치와 국회 보고 등을 담고 있다.

복지부는 일차의료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하나 의원급 양성 차원의 종합적 정책(의원급 만성질환관리제, 의원급 약가 차등제 이미 시행)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의원급 전체를 대상으로 추가적 지원은 국고 및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법안의 한계를 지적했다.

복지부는 또한 일차보건의료 모형 및 인력 등 핵심적 내용에 구체적 언급이 없어 전체적인 법체계상 불균형만 구조라면서 재원배분 및 건강보험 보장성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수용 곤란 입장을 보였다.

김용익 의원.
병원협회는 보건의료 분야 국가 및 지자체 기본적 책무는 일차의료 뿐 아니라 보건의료체계 기능정립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국민건강에 둬야 함에도 법안은 대상이나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전했다.

한의사협회는 특별법 목적이 일차보건의료 이용과 지원이라면 지원 항목에 '한방보건사업 지원'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안:이 법안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규정해 전공의 권리 보호와 환자 안전, 우수인력 양성을 목적에서 마련했다.

제정안에는 전공의 인력수급 종합계획과 전공의단체 설립, 수련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 임산부 보호, 수련규칙 작성 및 시행, 폭행 금지, 전공의수련환경위원회 설립 그리고 위반행위 신고 및 신고자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공의 수련과정의 국가 일괄 지원은 부적절하며 병원협회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 기존법인 의료법과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근로기준법 등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중복 규정하거나 강화하고 있어 기존 법률 개정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행정자치부는 수련환경위원회는 자문기구로 대통령령에 설치하거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통합 운영할 것을 주장했으며,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은 일반법이므로 특별법 제정을 통해 별도 규정할 경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 역시 현 의료계 합의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 수련환경 개선정책 항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전공의 교육은 의료의 공공성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며 병원의 비용 증가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며 국가 지원에 동의했다.

의료단체 의견은 엇갈렸다.

병원협회는 미국 등 선진국은 전공의 수련 비용을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다면서 양질의 전문의 양성을 위해 우리나라도 전공의 수련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국가 비용 지원에는 동의하나 전공의 수련환경위원회를 보건복지부 산하에 두어 객관적 평가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병원협회 수련평가위원회와 별도 기구 신설을 주장했다.

전공의협의회 역시 국가와 수련병원 등의 책무를 설정함에 따라 모두가 참여하는 수련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수련병원 평가 객관성과 투명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독립적 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 설치, 운영 관한 법률안:법안은 공공보건의료 전문 의료인력 양성을 목적하고 하고 있다.

이정현 의원의 보궐선거 출마 당시 공약.
국립의대 및 국립대병원 신설로 수업연한 6년을 마치고 졸업 후 10년간 공공보건의료기관 종사를 조건으로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 국고 지원 방식이다.

복지부는 최근 여성 의대생 비율 증가 등으로 공중보건의사 공급이 급격히 감소되면서 공공보건의료기관 의료인력 확보가 어렵고, 단기간 근무 공중보건의사만으로 취약지 주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고 법안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는 이어 취약지 내 양질의 의료서비스 안정적 제공을 위해 전문인력의 별도 양성 방식이 필요하다며 국립의대 신설 법안에 동의했다.

반면, 교육부와 행정자치부는 "현행 국립의대에도 공공보건의료 분야 종사할 의료인력 양성을 하고 있으므로 국립의대와 국립보건의료대학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국립서울대와 국립인천대, 국립울산과학기술대 등 경우와 같은 특수법인으로 운영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단체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취약지 공공의료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면 기존 국립의대와 국립대병원 교육과 수련 과정을 개선해 공중보건장학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취했다.

병원협회 역시 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난 현행 공중보건장학제도 활성화와 국립의대 및 국립대병원의 추가적 지원으로도 빠른 시일 내 공공의료 수행을 위한 인력양성 및 교육, 진료 등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의대 신설의 부당성을 개진했다.

◆안경사법안:안과학회와 안과의사회를 시작으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의료계가 전면 반대하는 안경사법안은 안경사 자격과 면허 등을 별도 제정하는 독립 법안이다.

논란 중인 타각적 굴절검사와 관련, 안경사협회는 검영기와 세극등현미경, 시야계는 잠재적 위해성이 거의 없으며 각막곡률반경측정기와 안압계 역시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라고 허용 당위성을 주장했다.

반면 안과학회와 안과의사회는 타각적 굴절검사인 검영기를 사용하는 검영법은 검사과정에서 고도의 의학적, 해부학적 지식에 기초한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검사법이며 세극등현미경도 시력검사 기구가 아니라 안구 및 유리체, 망막을 관찰해 눈 염증과 안저 이상을 판단하는 의료기기로 숙련을 요하는 고도의 의료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

안과학회와 안과의사회의 안경사 단독법안 반대 기자회견 모습.
보건복지부는 검영기와 세극등현미경 등을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는 의료행위라고 전제하고 관련 협회(학회)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 결과, 수용곤란 과제로 결정된 바 있다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타 핵심 법안: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수를 현행 가입자와 공급자, 공익 등 각 8명에서 정부 및 가입자, 공급자를 각 5명 동수로 하고, 각 추천 위원 1명을 공익위원으로 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대표발의 박인숙 의원)과 지난해 수술실 압수수색 사건으로 불거진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 제도 남용을 현지조사 시 요양기관 사전통지를 의무화한 건강보험법 개정안(대표발의 문정림 의원) 등도 주목되는 법안이다.

또한 제약업체와 의료기기업체가 아닌 컨설팅회사나 마케팅 전문업체 등 제3자를 통한 경제적 이익도 불법 리베이트로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대표발의 김성주)과 약국의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1000분의 15(1.5%) 초과하지 못하게 약국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 약사법 개정안(대표발의 김용태 의원)도 법안소위 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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