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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조무사, 간호법안 로비전 치열

최희영
발행날짜: 2004-09-01 06:41:04

간협, 단체장 등 상대 ‘적극 설득’…간조협, 의원 만나 ‘적극 저지’

1일 정기국회 개원을 앞두고 간호법안 통과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이를 둘러싼 협회간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간호법 제정을 두고 ‘생존권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간호조무사협회와 ‘이제는 때가 됐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간호사협회는 최근 각각 법제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정부기관, 관련직능단체장들을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간조협…“간호법은 관련단체 합의 없이 단독으로 만들어진 것”

간호조무사협회는 “관련단체 합의 없는 ‘단독 간호법’은 간호조무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회원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계속하는 한편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8월 중순 ‘대한간호협회의 단독간호법제정 추진에 대한 한국간호조무사협회 의견서’를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한데 이어 시·도 지부회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는 등 개별적인 접촉을 시도 중인 것.

인천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김문희)는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문병호 의원, 유필우 의원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간호법 제정에 대한 협회의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법제정 과정에서 협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날 간담회에는 인천시 의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관계자들도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희 인천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의원들이 '간호법이 정말 필요하다면 어느 한 단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함께 가는 방향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간협…“간호법 제정된다고 간호조무사 의원 채용 금지되는 것 아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의숙)는 “간호법이 제정되면 의원급 진료기관의 간호조무사 채용이 불법화 되는 것 아니냐”는 보건의료관련 단체들의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협회는 지난 7월 간호법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보건의료관련 단체장들과 시민·사회단체, 언론을 상대로 간호법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달 초 김의숙 회장이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간호법안 공청회 자료집을 전달한데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석현 국회보건복지위원장과 송재성 보건복지부 차관을 차례로 만나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간호법 제정 반대 의지를 밝힌 의협, 병협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단체장 정례모임에서도 적극적으로 간호법에 대한 타 단체들의 ‘오해’를 풀기 위한 설득작업을 펼쳤으며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 등 6개 보건의료기사단체장들과도 같은 목적으로 만남을 가졌다.

내달부터는 전국 시·도간호사회 및 산하단체 회장들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간호법 순회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대국민 홍보용 리플렛도 제작하는 등 '지원군'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화와 접촉을 통한 해결 ‘기대’

이처럼 간호법을 둘러싸고 상반된 논리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는 두 단체이지만 한편으로는 단체 간 접촉을 통해 해결점을 모색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간호조무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1일 인천시간호사협회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일부나마 이해하는 자리였다”고 말해 원만한 해결점을 찾을 것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한주 간호협회 정책국장도 “양 협회 산하 지부들이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간호법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혀 그간 상반된 입장이면서도 실제적 접촉은 매우 적었던 두 단체가 능동적으로 직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호법 9월 정기국회 발의를 계획 중인 김선미 의원실 관계자는 간호법안 발의와 관련해 “9월 말 경 국회 법제실의 간호법안 검토가 끝나봐야 그 향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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