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중증 폐질환을 앓았던 모녀의 투병 이야기가 스토리텔링 형태로 공개되어 훈훈한 미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주인공은 2011년 당시 서른 두살이었던 백현정 씨.
이들 모녀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주고자 지난 5년간 투병 스토리를 서울아산병원에 기부했다.
"감당하지 못할 시련을 준 하늘이 미울 때도 있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기증자와 그 가족 분들, 그리고 주변의 도움이 너무도 크고 따뜻했기 때문에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저희의 이야기가 지금도 투병 중인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살, 16개월 두 딸의 엄마였던 백현정 씨는 육군 상사였던 남편이 최전방에서 근무해 주말부부로 살며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2011년 초, 봄바람이 불어올 즈음 세 모녀의 마른기침소리가 집안을 집어삼켰다.
왜 아픈지조차 모른 채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둘째가 먼저 입원했고, 현정씨와 첫째도 잇달아 입원했다. 그 무렵 전국에서 비슷한 증세를 보이던 몇 명이 사망했고,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다는 뉴스가 브라운관에서 흘러나왔다.
가습기 살균제. 인체에 안전한 성분이라 아이에게도 쓸 수 있다고 해, 겨우내 사용했던 그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세 모녀의 폐가 굳어가던 것이다.
의료진이 말한 마지막 희망은 폐 이식이었지만 18세 이하인 두 딸은 기증자를 찾기가 어려워, 2011년 6월 현정 씨만 먼저 서울아산병원에서 폐 이식을 받았다. 그사이 두 딸의 폐는 빠르게 굳어갔다. 힘겹게 버티던 둘째가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아빠는 이 소식을 아내에게 전하지도 못하고 혼자 장례식을 치러줬다.
큰딸 주영이는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에크모(ECMO)를 100일간 달고 있다가, 기적적으로 기증자가 나타나 2011년 9월 폐 이식을 받았다.
폐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주영이의 경우에는 소아 폐 이식으로는 국내 처음 진행되는 수술이었고, 기증자의 폐가 커 자칫 주영이의 심장을 누르는 응급상황이 올 수도 있어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현정 씨가 둘째를 잃은 상황에서 주영이 마저 떠나보내게 할 수는 없어 꼭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술을 집도했다"고 말했다.
폐 이식을 받은 모녀는 아직 긴장을 늦출 수는 없지만 꾸준한 재활 끝에 이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만큼 회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3년부터 완쾌한 환자들이 기부한 투병기를 통해, 현재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하는 '리얼스토리 - 희망을 나눕니다'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된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을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에 이르기까지의 감격적인 순간들과 다시 시작한 인생 2막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백현정 씨와 전주영 양의 스토리는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www.amc.seoul.kr)와 유튜브 '리얼스토리' 페이스북(/realstoryh)과 블로그(/amc_seoul)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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