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발표에 나선 계리학회 최양호 회장은 실손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병원과 환자의 도덕적 해이, 보험사와 설계사의 실손보험 끼워팔기라고 봤다.
그는 "기존 상품의 보장항목 중 과잉진료 우려가 큰 항목은 특약으로 분리하고 소비자는 기본형 또는 기본형+특약에 선택 가입하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높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을 특약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MRI 분리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비급여 의료비는 근골격계(M00~M99) 중심으로 지급됐다.
질병별 실손보험금 지급건수를 보면 기타추간판장애가 16만42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등통증, 어깨병변, 본태성고혈압 순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금 비중으로 봤을 때는 하지정맥류가 가장 높았고 유방질환, 수면장애, 경추간판장애 순이었다.
실손보험금 지급이 근골격계 비급여 의료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
최 회장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수익창출을 위해 도수치료를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비슷한 급여치료 및 산재, 자동차보험 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 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도수치료 진료비는 2004년 8490원에서 지난해 10만~20만원으로 1077~2255%나 뛰었다. 도수치료와 비슷한 치료인 단순운동치료는 3330원에서 3889~4134원, 복합운동치료는 5660원에서 6619~7039원으로 최고 24% 수준 증가했다.
비급여주사제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일부 병원에서 치료목적에 맞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주사제를 환자에게 투여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가 크다"며 "비급여 주사제는 적정 투여량 등 진료기준이 없어 주사제 투여 후 치료목적 소견서만 제출하면 보상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학적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비급여 주사제를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쇼핑을 유도하고 있다"며 "일부 병원에서는 실손보험 가입자 유인을 위해 청구금액을 부풀린 허위영수증을 발급하는 등 불법행위도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 회장은 환자 본인부담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특약의 경우 20%에서 30%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비급여 관리체계도 구축해야 보험사 통계관리 부실
비급여 관리를 체계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어김없이 나왔다. 정성희 연구원은 비급여 항목 코드를 표준화 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급여 이료의 가격 및 의료양에 대한 관리체계가 없어 진료 적정성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같은 진료에 대한 의료기관별 비급여 비용이 3배~1700배나 차이난다"며 "도수치료는 치료시행 횟수를 늘리거나 합쳐서 일회비용으로 청구하는 등 청구내용 상에도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자체적으로 통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했다.
정 연구원은 "일부 보험회사만 보험금 청구, 지급 상세내역을 관리하고 대부분은 보험금 총액만 입력한다"며 "특약 위주 판매로 실제 사업비 산출이 여의치 않아 비용구조 공개도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 표준화 및 사용 의무화를 추진 보험사 자체적으로 비급여 관련 자체적 인프라 구축과 관리체계 마련 비정상적 비급여 진료비 청구 판단 기준 마련 및 진료비 확인제도 활용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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