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이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이미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그래요, 또 설명해 드리죠."
"환자가 밀려 있습니다. 오늘은 말고요."
이는 의사가 환자에게 피해야 하는 말들이다.
환자가 겪은 의료서비스를 직접 평가하는 '환자경험' 적정성 평가가 공식화 되면서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에 발맞춰 1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춘계 연수강좌에서 환자와 의사 가 소통법에 대한 강의를 마련했다.
고도일 총무이사는 "의사들은 아무래도 치료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다리셔야 합니다, 환자가 밀려있어서요 같은 말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의를 듣고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환자경험 평가를 한다고 하는데 환자와의 소통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환자와의 소통에서 기본원칙 첫번째가 인사라더라. 당연한 건데 바쁘다 보니까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뀌어야겠다"고 설명했다.
송정민 교수
발표에 나선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송정민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환자와의 소통 가장 첫단계는 '인사와 소개'라고 했다.
인사 후 첫 질문은 개방형으로 하는 게 좋다. '예, 아니오'라는 단순한 답변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은 피해야 한다.
송 교수는 "진료 전반부에는 환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환자가 진료받는 이유를 알아내야 하는데 허리 때문에 오셨네요? 같은 질문보다는 환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개방형 질문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생각을 공유하고 검사가 필요할 때는 이유와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며 "환자가 말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듣고, 공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료 초반 환자와 대화 과정에서 의사는 환자의 걱정과 의사에게 기대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치료를 할 때는 의사의 불안과 불확실성이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 진통제가 들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불확실한 표현보다는 "안심하세요, 이 진통제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게 환자에게 더 신뢰감을 준다는 게 송 교수의 제안이다.
진료와 치료가 끝났다면 그 결과를 설명할 차례다.
송 교수는 우선 적당한 양과 쉬운 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보가 너무 적어도, 많아도 문제"라며 "수치를 인용해 정보를 제공하고 조급한 조언이나 정보주기, 안심시키기는 피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반복과 요약이 필요하다"며 "번호를 매기면서 하나씩 설명하고 시각적 수단을 사용하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환자가 이해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환자와 소통법을 배우면 7가지 장점이 있다고 했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더 많은 환자가 찾아온다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한다 ▲치료 순응도가 높아진다 ▲더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의료 소송 위험이 줄어든다 등이다.
그는 "의사소통은 핵심적 임상기술로서 배울 수 있다"며 "단 몇 가지만 바꿔도 큰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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