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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치점수 개편 한 달째…외과 개원가 된서리

박양명
발행날짜: 2017-08-03 05:00:57

의사협회 "아직 시간 있다…세부 조정 위한 물밑협상 진행중"

'검체검사는 낮게, 수술과 처치는 높게'로 정리할 수 있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이 한 달 지났다.

정부의 상대가치점수 개편 방향에 내과계와 외과계 모두 동의한데다 수년동안 논의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별탈 없이 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줄 알았다.

자료이미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과는 달랐다. 검체검사는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고, 외과계도 개원가에서 할 수 있는 술기는 오히려 수가가 떨어진 것이다.

각 의사단체는 장기전에 돌입했다. 상대가치점수 조정이 2020년까지 4회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2일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상대가치점수는 부분개정 등을 통해 3.5년 동안 계속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며 "겉으로는 잠잠한 것처럼 보이지만 물밑으로는 각 의사단체의 계산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에 임박했을 때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 검사 수가에 반기를 들었다.

대표적인 게 간기능검사(AST)인데, 상대가치점수 개편으로 수가가 11% 떨어졌다. 문제는 향후 4년동안 44%나 떨어지게 됐다. 이밖에도 콜레스테롤 검사가 9%, 헤모글로빈 검사가 6.1% 떨어졌고 수년에 걸쳐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내과의사회는 "내과의 일방적 희생과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터무니없는 개편"이라며 비난했다.

검체검사 수가 인하는 임상병리사 실직이라는 부작용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내과의사회를 비롯해 대한임상병리사협회까지 반발했다.

▲ 복지부는 의원급 검체검사 수가가산 조항을 별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검체검사 수가 가산을 위한 별도 고시를 만들어 급한불을 껐다. 검체검사 질 가산율 및 적용기준에서 의원급 가산을 따로 마련한 것.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개원의가 2~3%의 수가 가산을 받을 수 있게 돼 수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일단 막았다"면서도 "내시경 수가도 더 적정화가 필요하고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린다더니 되레 인하 현상 외과와 재활의학과

내과 뿐만이 아니다. 수가를 더 얹어줬다는 외과계에서도 수가가 인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20년까지 수술 원가보상률을 9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게 상대가치점수 조정의 목표. 하지만 외과적 수술에서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맹장수술, 치질수술 수가는 인하됐다. 중증도 중심으로 점수가 상향조정된 결과다.

단순 충수절제술의 기존 상대가치점수는 3552.48이었는데 개정 후에는 3523.79로 약 29점 낮아진 것. 치핵근치술도 3518.97에서 3396.16으로, 치열수술은 1898.19에서 1889.83으로 낮아졌다.

한 외과계 의사회 관계자는 "수술과 처치 원가보상률을 높인다고 해도 대형병원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졌다"며 "개원 외과 의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보통 의원급에서 많이 하는, 이른바 물리치료 3종이라고 불리는 표층열, 심층열, 경피적전기자극치료 등 물리치료 수가도 떨어졌다.

표층열 상대가치점수는 10.32에서 10.06으로, 심층열은 13.98에서 13.78로, 경피적 전기신경자극치료는 41.79에서 41.59로 낮아졌다.

외과 단순수술과 물리치료 상대가치점수 인하에 따른 수가변화
의협 관계자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서는 기존의 전문과목별 총점 고정에서 수술, 처치, 기능검사, 영상검사, 검체검사 등 5개 유형별 총점고정으로 바뀌었다"며 "물리치료행위가 속한 처치 유형에서 다양한 행위들에 같은 상대비교 기준이 적용되면서 기존보다 낮아진 현상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외과계 인하분은 내년 환산지수가 반영되면 보전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인하된 상대가치점수에 내년도 환산지수(81.4)를 곱해보면 올해보다 수가가 더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단순 충수절제술은 올해보다 내년에 7460원 더 올라가고 치핵근치술은 8150원, 치열수술은 4530원, 표층열과 심층열은 30원, 경피적전기자극술은 100원 더 높아진다.

의협 관계자는 "행위별 점수가 현행보다 크게 인하돼 의료현장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위를 찾고 있다"며 "현황조사 및 향후추계를 통해 부분적으로 조정하는 기전을 마련하기 위해 각 진료과목별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정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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