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신축병원은 감염관리와 환자안전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공공병원 건축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 주최와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안명옥) 주관으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자안전을 위한 공공의료 건축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연자들은 환자의 안전과 힐링 그리고 감염관리를 위한 새로운 병원 건축을 주문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2021년 국립중앙의료원의 원지동 이전에 앞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새로운 병원 건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Paul Barach 교수(의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도시 전체 평가에서 공항과 함께 병원 건축이 평가대상으로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국립중앙의료원 새 병원은 치료과 함께 환자안전과 투명하고 즐거운 문화를 접목한 건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건축학과 권순정 교수는 "비행기 내에서는 방귀냄새가 안 난다, 공기 기류를 위에서 아래로 하기 때문이다. 병원 건축에서 공기 흐름을 바뀌면 감염병 환자의 바이러스가 의료진에게 도달하지 않게 된다"며 병원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한국 병원건축의 핵심은 외래다. 대형병원 외래에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감염환자 구분이나 의료진과 직원 안전장치조차 없다"며 "감염환자 동선을 분리하고, 병실 내 의료진 통로와 환자 통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와 건축계, 설비계 공조가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패널토의에서 연자들은 과거 방식에 얽매인 병원 건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공감했다.
한양대 건축학과 양내원 교수는 "선진국은 그린 호스피탈로 변화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나무가 보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병원 건축 역사는 정원 역사이나 한국은 정원 상실시대"라고 꼬집었다.
양 교수는 "21세기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 흐름을 회복하는 돌봄의 병원 건축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30년간 변하지 않은 병원 병동 모습을 국립중앙의료원이 새 병원에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김소윤 교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공기 흐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핵심은 인력이다. 노인과 소아, 장애인 등 환자 특성에 맞는 시설과 인력, 장비를 셋팅한 후 병원 건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윤 교수는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이 향기와 소리, 빛, 습기 등 환자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민간병원을 리딩하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면서 "서점이 책을 파는 곳이 아니듯 병원도 치료에서 커뮤니티와 힐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주성홍 QI팀장(산부인과 과장)은 "의료는 사람이 하는 일로 실수할 수 있다. 문제는 일하는 사람이 편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입원환자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다인실은 국가 재정적 면에서 좋으나 감염이나 소음 등 문제 발생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1인실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달라진 정책을 설명하면서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질병정책과 강민규 과장은 "감염관리는 메르스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올해 2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했다. 원지동 새병원은 건축과정에서 고위험과 신종감염 대비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오늘 주신 의견은 국립중앙의료원 건축 시 반드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감염관리 시설과 장비를 정비하고, 인증평가 반영 그리고 보상체계 가동 등을 함께 감안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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