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처럼 중증외상을 다루며 힘들고 피 튀기는 곳에 누가 가겠는가. 사명감 못지않게 근본적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중증외상은) 사양산업으로 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 보건복지위)은 최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국종 사태를 통해 드러나 현 의료정책과 수가체계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아주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총상 북한병사 치료비 환급 문제와 청와대 민원으로 고조된 중중외상센터 지원 그리고 이국종 교수가 지적한 통제식 의료정책과 심사기준에 대해 공감했다.
기동민 의원은 "복지부가 국민 물음에 포괄적 차원에서 답변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수가체계, 심사기준, 재원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중요한 응급의료 개선방안을 답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정책적으로 배려하고 영역을 넓히지 않으면 응급의학은 꽃 필수 없다"며 외상 분야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 수가체계는 웃기게 돼 있다. 문제가 확인되면 수가를 주고, 확인이 안 되면 제외하면 누가 해당 진료를 하겠느냐"며 "정부는 재원 때문이라고 하는데 일반 상식선에서 말이 안 된다. 의사들이 모두 미용성형으로 가지, 중증외상처럼 힘들고 피 튀기는 곳을 가겠느냐"며 재정유지에 급급한 통제식 수가를 질타했다.
기동민 의원은 관련법안 발의 관련, "숙고해야 할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 집단 폭행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일부 의원은 즉각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 좀더 세밀히 봐야 한다고 본다. 법으로 강제할 부분인지 연령을 낮춰 처벌대상을 확대해 해결할 수 있는지 문제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국종 사태도 현실(여론) 측면에서 법안 발의가 의미가 있으나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인 기동민 의원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법안은 의료체계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며 "여야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한 것은 복지부에 책임성 있게 나서야 하는 문제를 왜 국회에 떠넘기느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국회 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어떤 의원들은 논의 대상 자체가 안 된다고 하고, 어떤 의원들은 패키지로 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개진됐다. 개략적 얘기 외에 구체적 얘기는 안 나왔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은 개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역사성도 있어 쉽게 단언할 수 없으나 의-한 교육과정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의료 일원화가 아니어도 의-한 협진 등 직역단체 간 조율을 한 다음 자발적으로 가야 한다. 법으로 단순히 규정하기 어려운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4개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했고 나머지는 허용하지 않았다"며 "여야 의원들의 법안 상정은 당장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보다 논의를 숙성시키는 환경을 마련하고, 의료일원화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기동민 의원은 "한의약 활성화와 현대화는 필요하다. 한의약을 사양산업 인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국민 건강상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의-한이 대척점에서 있어 의견조율이 안 되고 있다. 양 측의 조건에 대해 협의를 해야 한다"며 의-한 협의체 구성을 위한 복지부 역할을 강조했다.
기 의원은 "보건복지 공약은 정권 초기 다져야 한다. 군사와 외교, 경제, 보건복지 분야는 지도자의 철학이 필요하다"면서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 수치와 성장률을 들이대며 겁을 주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관료정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 정책은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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