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영역에 1차약 급여권 진입을 놓고, 면역항암제 선발품목 간 눈치작전이 뜨겁다.
1차 치료제로 승격하면 투여 환자군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면역항암제 시장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는 만큼 큰 폭의 약가인하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보건복지부에 1차약으로 승인을 확대 신청하며 최근 급여 논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 2015년 데이터에 따르면 1기에서 3기까지 비소세포폐암을 진단받은 환자 수는 국내 2만2000명 수준, 4기 비소세포폐암의 경우엔 6700여명 정도를 차지한다.
따라서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격되면 4기 비소세포폐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환자를 비롯해, 1∼3기 폐암 환자 가운데 악화된 경우 모두가 투여대상이 된다. 2차 옵션인 현재 투여대상보다 많게는 2배 수준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1차 치료제 승격 이후 이어질 보험약값 인하폭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울산의대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서울아산병원)는 "키트루다 1차 치료제 확대에 따라 적지않은 보험약값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키트루다 처방액이 늘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한국MSD가 섣불리 협상에 나서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국MSD는 작년 9월,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승격을 정부에 제안한 이후 이렇다 할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측 역시 이미 보험약값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추가비용이 투입될 재협상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키트루다의 1차 치료제 승격이 면역항암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학계 "한 적응증 독점적 지위 경계해야" 선택 옵션 경쟁 환경 필요
한편 키트루다가 1차약으로 급여 승인되는 순간, 동일 PD-1 계열 경쟁품목인 옵디보(니볼루맙)는 2차 옵션으로 머물 수 밖에 없어 적지 않은 투여 환자군을 잃게 된다.
이는 2차 치료제 분야 후발주자인 로슈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투입되면 2차 치료제인 옵디보나 티쎈트릭은 비소세포폐암 처방분야 입지에 적잖은 타격을 예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옵디보측 역시 1차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상황으로, 올해 말 임상시험 결과를 내고 1차 치료제 승인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호 교수는 "두 치료제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치료제가 특정 치료 적응증 등에서 가능하면 독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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