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현지조사 공동 시범사업 논란에 명확한 지침을 하달했다.
요양기관 현지조사는 보건복지부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심사평가원의 내부 반발을 차단했다.
보건복지부 보험평가과 홍정기 과장은 최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현지조사는 엄연히 복지부 장관 권한이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에서 권한을 가져간다, 뺏긴다는 논란 대상이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기획현지조사 개선방안을 통해 그동안 심사평가원에 위임한 요양기관 현지조사를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연말까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달부터 요양기관 20곳을 대상으로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 공동 실무팀이 현지조사를 실시한다.
현지조사반을 운영한 심사평가원 내부는 현지조사권을 건강보험공단에게 뺏겼다는 자괴감이 확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홍정기 과장은 "보건의료계에서 이중조사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됐기에 조사의 일원화와 효율성을 고민해왔다"면서 "그래서 20곳 요양기관을 시범적으로 공단과 심평원이 같이 조사하게 됐다"며 공동 시범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기관 방문확인 폐지나 축소를 강하게 주장했으며, 국회는 국정감사 때마다 요양기관 현지조사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
홍정기 과장은 "공단이 현지조사 권한을 가져간다, 심평원이 권한을 뺏겼다는 식의 논란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현지조사는 복지부 장관 권한으로, 다시는 이런 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양 기관의 기 싸움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이어 "향후 현지조사에 대한 변화는 없다"고 단정하고 "인력부족 문제로 공단과 심평원이 같이 하는 것이다. 각 기관이 책임지고 부당청구 등을 먼저 확인하라는 것이지 공단이 모두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도입을 앞둔 요양기관 자율점검제에 대한 의료계 협조도 당부했다.
복지부는 지난 16일 '요양의료 급여비용 자율점검제 운영기준 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착오청구와 부당청구 개연성이 있는 사항을 사전에 요양기관에 통보하고 자율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불필요한 현지조사를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자율점검 참여 요양기관은 현지조사 면제와 행정처분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홍정기 과장은 "요양기관이 자체 점검해 부당청구를 자율적으로 신고하면 환수는 하겠지만 행정처분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면서 "치과를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성과가 좋았고, 한방의료기관 대상 2차 시범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모든 부당청구에 면제특권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하고 "고의나 악의가 아닌 잦은 고시 변경으로 착오청구가 발생하는 사례를 신고하면 면책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자율점검 참여 요양기관, 현지조사 면제와 행정처분 감면"
배석한 심사평가원 도재식 급여조사실장은 "부당청구 등을 전산심사로 걸러내는 것도 이론상 가능하나 의료기관 전문과목과 유형, 형태 등이 달라 쉽지 않다"면서 "부당청구 감시시스템과 빅 데이터를 통해 다빈도 착오청구 사례를 요양기관에 전달하면 요양기관이 자율점검해 스스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기 과장은 "자율점검 도입 시 연간 2000억원에서 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며 "자율통보 대상기관 선정을 각 협의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현지조사 공동 시범사업 관련 1만명 이상 공룡집단인 건보공단의 영향력 강화와 성과경쟁에 따른 잦은 현지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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