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전국 5만 병상에 ‘신포괄수가제’ 적용을 앞두고 시범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비포괄항목 치료재료의 비포괄수가(행위별수가) 산정범위를 놓고 심평원과 의료기기업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포괄수가제는 행위별 수가제와 포괄수가제 장점을 결함해 진료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포괄수가로 묶되 진료비 차이를 가져오는 고가서비스와 의사 행위료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혼합(hybrid) 모형 지불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앞서 민간병원의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시 적용되는 수가 모형을 개발했다. 또 시범사업 참여 시 최대 30% 정책가산에 비급여 축소 분까지 보상해주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인책이 주효했을까.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병원은 2018년 56곳에서 2020년 총 106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이하 협회)는 보험위원회를 중심으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확대 발표에 발맞춰 지난 1월 심평원과의 간담회에서 업계 공동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협회 주최 건강보험정책세미나에서도 산·학·병·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신포괄수가제도 패널토론회를 개최해 건의사항을 재차 공론화했다.
의료기기업계 핵심 요구사항은 비포괄항목 치료재료에 대한 비포괄수가(행위별 수가) 80%를 100%로 산정해달라는 것.
심평원은 비포괄항목 치료재료가 진료과정에서 중복 또는 과다 이용될 가능성이 행위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급여 진료비 평균의 80%만 비포괄수가(행위별수가)로 산정토록 했다.
이와 함께 비포괄항목의 일부(20%) 비용은 포괄수가에 반영돼있고, 최종 지불 시 포괄수가에 가산율까지 반영해 병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기 때문에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80%를 산정하면 적정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자칫 환자의 진료선택권을 저해하고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수가모형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근거로는 타 병원과 비교해 질병 중증도가 높아 비포괄항목 제품 사용 빈도가 높은 병원에서는 진료 시 비포괄항목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 병원에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비포괄항목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환자의 진료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비포괄항목 치료재료 품목군은 과다이용 가능성이 오히려 낮다는 입장이다.
업계 주장에 따르면, 비포괄항목은 일차적으로 처방 변이가 상대적으로 큰 품목군을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이는 비포괄항목이 동일 질병군에서 의학적 필요에 의해 선별적으로 사용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임상적 동질성과 자원소모 유사성을 기준으로 질병군을 분리했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환자 질병 상태나 임상 치료법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신포괄수가제도는 이러한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하며 그 방법으로 비포괄항목을 별도 산정하도록 모형이 설계된 만큼 비포괄항목 100% 산정이 전제되는 것이 해당 지불제도 취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또한 비포괄항목 치료재료 80% 산정 규정은 제품 개별 가치(보험가)가 저평가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신포괄지불제도 모형설계에 따르면, 자원 투입량과 비용 차이가 있는 경우 별도 산정한다는 원칙하에 비포괄항목을 선정해 그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불모형 내에서는 각 항목의 80%만 산정하는 것은 그 차이나 제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인식돼 동일한 신포괄지불제도 내에서 분류기준과 산정원칙이 충돌하는 모순된 상황으로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밖에 비포괄항목 중 의료행위(100%)와 비교해 치료재료(80%) 수가 산정원칙이 다른 점 또한 형평성에 어긋날뿐더러 산업계 수용성을 낮추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회 관계자는 “심평원은 올해 신포괄 모형 개선과 시범사업 평가 등 2가지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평원이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러한 연구·평가과정을 통해 업계가 건의한 비포괄항목 치료재료 비포괄수가 산정 개선을 검토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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