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에 의한 진주 방화 살인 사건에 대해 전문학회가 정부의 안일한 대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조속한 개선방안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주 방화 살인사건 책임은 중증정신질환자 관리체계를 갖추지 못한 우리 사회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천안시병, 보건복지위)은 신경정신의학회 공동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권준수 이사장은 "지난 17일 영면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고 치료 중인 피해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유가족과 생존자에게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학회도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문가로서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
권 이사장은 "사건이 발생하기 수일 전에도 경찰에게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하고 "현 체계는 경찰관이 단독으로 정신질환자 진단과 보호를 신청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경찰이 전문가 도움을 통해 행정입원을 신청하는 절차가 제대로 이행됐다면 이번 사고는 예방 가능했다고 내다봤다.
권준수 이사장은 "피의자의 형 안 모씨가 증상이 악화된 피의자 입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현행법 보호의무자 입원과 응급입원, 행정입원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고 현행법 한계를 꼬집었다.
그는 "현행 강제입원 절차는 지나치게 까다롭고 위기상황에서 적절치 작동하기 어렵다"면서 인신구금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심사 체계를 지적하면서 사법입원제를 재차 주문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임세원법인 외래치료지원제의 실효성도 지적했다.
권준수 이사장은 "외래치료지원제로 환자의 존재를 알리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환자가 거부하면 외래 치료를 강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일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 강제입원과 퇴원 국가 책임 등을 내용을 담고 있다.
윤일규 의원은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발의한 개정안이 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정신질환자가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법안 통과와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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