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장관정책보좌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의 그림자 역할에 주력했다면,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보건의료단체 만남 등 공식, 비공식 루트를 통해 장관에게 직설적 조언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준성 장관정책보좌관은 최근 복지부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번주부터 의료단체 방문 일정을 잡고 있다. 복지부장관에게 현안 관련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달하려면 그동안 알던 사이라도 새로운 위치인 만큼 정식으로 인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자 국장급 공무원 인사 발령을 통해 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에 여준성 사회수석비서실 행정관을 임명했다.
신임 여준성 장관정책보좌관은 1971년생으로 상지대 총학생회 정책실장 출신으로 이미경 전 의원을 시작으로 국회에 입성해 정봉주 전 의원, 최영희 전 의원, 김용익 전 의원(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정춘숙 의원(보건복지위) 등을 보좌하며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 분야 핵심 인력으로 성장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정춘숙 의원 보좌관에서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겨 복지부 공무원들과 2년 6개월 함께 근무했다.
여야 보좌관시절 복지부 결과중심 보고받기에 치중했다면, 청와대에서 정책 출발부터 변화 과정 그리고 향후 퇴로까지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들이 접하는 모든 과정을 2년 넘도록 함께 한 셈이다.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청와대에서 느낀 점은 복지부 공무원들이 굉장히 성실하다. 옆 부처 공무원들과 비교해도 훨씬 능력 있고 열심히 한다"고 복지부 공무원들을 치켜세웠다.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으로 승진한 그도 원칙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장관정책보좌관 역할은 장관이 지시하는 정책 연구와 관련 기관과 소통 등으로 정해져 있다.
그는 "장관정책보좌관 역할은 관련 규정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의료현장에서 공무원들과 정책보좌관이 만나 듣는 이야기는 다를 수 있으니, 장관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 정책 판단에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박능후)장관께서도 현장 이야기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장관으로서 듣는 이야기와 공무원, 정책보좌관 이야기가 각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의료현장과 정책 간 괴리감을 최소화하는 완충제 역할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보건의료단체 방문 날짜를 잡고 있다. 무엇보다 정책과 업무 시가가 있기에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동안 경험을 보면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의료단체별 개별 만남을 통해 각기 다른 현안과 정책적 시너지 효과를 제고시키겠다는 전략적 의미가 숨어 있다.
그는 "과거 국회에 있을 때는 야당 역할을 충실히 했다. 다소 공격적이고 정책적으로 이건 안 된다는 지적을 많이 했다. 여당이 되고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새 정부 국정과제를 셋팅 하고, 공무원들에게 이해시키는 작업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여야가 교체되는 시점에서 공무원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전 정부와 성격이 달라 맞추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보건복지 정책과 철학 이념이 현 정부와 잘 맞아서 오랜 시간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차례 공표한 보건의료 적정수가 실현은 신기루일까.
여권에 이어 청와대 보건의료 핵심 전략통으로 성장한 그는 문 정부의 적정수가 실현을 단언했다.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문케어로 명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한 축인 적정수가 방침은 변함이 없다. 현 정부의 방향은 분명하다. 적정수가가 어느 단계에 와 있고, 어떤 것을 해야 하는 지 판단할 시기"라며 적정수가 당위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 공약이 어느 단계에 왔는지 점검할 시기다. 더 필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할지 살피고 비급여가 늘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 보장률 개선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까지 현 정부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친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준성 정책보좌관은 "국회를 거쳐 청와대에서 왔기 때문에 보는 눈도 많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당부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하고자 한다. 서울이든 오송이든 공무원들과 동일하게 출퇴근할 예정"이라면서 "복지 및 보건의료 등 각계 의견을 가감 없이 그대로 장관에게 전달하는 것이 장관정책보좌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고 김근태 장관을 보좌한 기동민 현 국회의원(보건복지위 여당 간사) 등 일부를 제외하고 복지부 공무원들조차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지나간 정책보좌관이 대다수라는 점에서 여준성 정책보좌관의 전문언론들과 첫 대면은 의료정책과 관료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시발점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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