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등 14일 토론회 참석해 "반대 위한 반대 아냐" 강조 "과거에도 실패한 이력 있어 믿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을 통해 의사 수를 확대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젊은 의사들은 과거의 경험을 꺼내 맞서고 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정책 실패를 예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용산임시회관에서 '의대입학 정원 증원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젊은 의사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김재의 부회장은 "(정부에게) 믿음도, 투자도 받은적 없는 우리가 꿈마저도 뺐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의대생 꿈을 깨부수는 것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공공의료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의대생 비율을 조사한 적 있는데 2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공공의료에 종사할 의대생을 따로 뽑는다고 한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료분야에 종사할 의대생에게는 어떤 투자를 하지도 않았고 믿음도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경민 수련이사는 서남의대 폐교, 의사 정원 감축 등 과거 정책을 이야기했다.
정부는 1995년 정원 40명 규모의 의대 설립을 허가했다. 바로 서남의대다. 서남의대는 부실의대로 지목돼 폐교 당하는 불명예를 겪어야 했다.
정부는 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의대 입학정원의 약 10%인 351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했다. 입학정원을 감축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재정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 반대속에서 실시된 의학전문대학원도 현재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이경민 수련이사는 "서남의대가 부속병원 없는 부실 교육으로 폐교 수순을 밟아 학생들이 피해를 본 사건이 5년도 채 되지 않았다"라며 "수련에 대한 대책 없는 의대 신설 및 정원 증가는 부실 교육의 온상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고 그 피해는 또 한번 하갯오가 그 가족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재정이 축난다고 의대 정원을 감축했는데 이를 다시 확대하기로 한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여유로워졌을까"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17년 동안 보험료를 올리는 것 외에 건강보험재정을 확대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수련이사는 의료자원의 적정 분배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자원의 분배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현상을 해결하지 못한 채 일부분만 통제하면 부작용이 반드시 생긴다는 것을 여러 정책에서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숫자논리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국민에게 외면을 받을만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료계가 반대한 의료정책은 모두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정부를) 한 번 믿어보자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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