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협상권을 선점한 서울아산병원의 숨은 비기(祕器)는 외국인 환자 유치 전략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지난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 중동 두바이 병원 설립에 따른 외국인 환자 유치 방안을 전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최종 평가회에서 두바이 병원 건립 추진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서울아산병원과 케이티앤지(KT&G), 하나은행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투자사들은 청라국제도시 3조원 규모의 사업권 수주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인하대병원과 순천향대 부천병원, 차병원, 세명기독병원 등 5개 병원은 분원 설립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여왔다.
서울아산병원이 5개 병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병원별 평가점수를 비공개하고 있지만, 서울아산병원의 자체 투자 계획과 함께 중동 국가 병원 설립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최종 프레젠테이션 전날(7일) 보도자료를 통해 800병상 병원 건립과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치료기 도입 등 3500억원 자체 예산 유입 계획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빠져있지만 청라의료복합타운 프리젠테이션 내용에 두바이 병원 설립 방안을 추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중동 두바이 민간 투자사 자회사와 50병상 규모의 소화기병원 설립과 위탁운영 계약을 준비해왔다.
병원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양측의 15년간 파기불가 계약으로 수익 일부를 서울아산병원으로 가져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으로, 두바이 소화기병원에서 손실을 발생하면 서울아산병원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두바이 파견 의료진은 병원장 포함 의사 5~6명, 간호사 8~10명 규모이며 이들의 인건비는 현지에서 지급된다.
서울대병원이 UAE 왕립병원에서 위탁 운영 중인 SKSH 계약조건인 경영 성과와 무관한 운영비와 인건비 UAE 측 부담과 비교하면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심사위원들에게 두바이 소화기병원 설립 계약 진행 상황과 중동국가의 장기이식 등 중증 난치성 환자의 청라 이송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라국제도시 사업자 선정 필수조건인 병원이 들어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A대학병원 경영진은 "3500억원 추가 투자는 알고 있었지만 중동 국가 병원 설립 진행을 몰랐다"면서 "중동국가의 중증환자를 청라에 이송해 치료하겠다는 방안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오일머니를 청라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 외국인 환자 유입이 협상권 선점에서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쟁에 참여한 대학병원조차 예상치 못한 서울아산병원의 치밀한 계획이 놀랍다"고 말했다.
청라국제도시 인구수는 2019년 현재 10만명이며 이중 외국인은 5%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두바이 병원 설립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병원 관계자는 "두바이에 소화기병원 설립 계약을 추진 중인 것은 맞으나 큰 규모가 아니다. 그동안 해외 병원 건립 관련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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