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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PA 문제 해결 의지 있다면 보다 투명하게

박양명
발행날짜: 2021-11-01 05:45:50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PA, 진료보조인력, 진료지원인력, 전담간호사.... 법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 범위에서 벗어나 해서는 안 될 의료행위를 실제로 하고 있는 정체가 불분명한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보건복지부는 '진료지원인력'이라는 말을 쓰며 간호사 등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범주를 정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불법과 현실 사이의 회색지대를 인지한지는 10년이 훌쩍 지날만큼 오래됐지만 이를 양성화 하기 위한 의지는 여느때와 달라보인다.

하지만 진료지원인력 양성화 작업에 나서는 복지부의 행보는 베일에 싸여있다. 복지부는 지난 28일 PA 관련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제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의료계 전 직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임에도 복지부는 공청회 진행을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공유하는데 그쳤다. 복지부가 매주 금요일 공유하는 장관과 차관의 주요 일정, 보도자료 배포계획에서도 확인이 불가능했다.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이해 당사자들도 행사 이틀전에야 공청회 참석자 등을 담은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있었다.

앞서 복지부는 보발협에서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 계획을 밝히며 공청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조차도 사실 관련 협의체에서만 언급했을뿐, 어떤 공식적인 이야기가 없었다.

이같은 깜깜이 움직임은 2019년 조직된 '의료인 업무범위조정협의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복지부는 각 직역을 참여토록해 의사와 간호사 간 업무분담이 애매한 회색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을 했고 구체적인 결과물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의체 내용은 지금까지도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당시 만들어진 결과물을 접한 적이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여한솔 회장이 공청회장에서 "정부 연구용역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는 말을 한 데서 그 내용을 짐작 정도만 할 수 있겠다.

모든 사안을 공개하라는 게 아니다. 의사를 비롯해 병원계, 간호계, 노동계 등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전직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다.

심지어 법에서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부분을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제도화를 논의하려고 한다.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방향을 잡았다면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 의지를 실제 현장에 있는 당사자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양성화를 위해 앞으로 연구용역 결과 최종 보고서를 받고 각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의료현장의 회색지대를 양성화 하겠다는 그 의지가 보다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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