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①]분당서울대, 글로벌 병원 추진…세브란스, 용인·송도 가상병원 구현 메타버스 의료 분야 먹거리…"가상현실 진료 검증·제도 극복 숙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현실 병원 설립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 플랫폼 강자인 구글과 페이스 북(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기업들이 메타버스 구현을 차세대 사업으로 설정하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 핵심인 의료기관에서 메타버스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병원은 메타버스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며 현실화 작업을 위한 질주를 시작했다. 선두 주자인 분당서울대병원은 메타버스 글로벌 종합병원 설립을 목표로 가상현실 항해에 나섰다.
■분당서울대·세브란스, 메타버스 병원 구현 실행방안 ‘착수’
병원장을 역임한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유수 병원들과 '글로벌 헬스케어 메타버스 컨퍼런스'를 발족해 가상현실 병원 설립에 성큼 다가섰다.
이들은 국경을 허문 의료진 교육과 진료, 수술 등을 메타버스 글로벌 병원 구현에 공감대를 이루고 세부 실행방안을 논의 중이다.
메타버스 가상현실 병원 어떤 모습일까.
전상훈 교수는 "메타버스 글로벌 병원은 기존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서비스와 다른 개념"이라면서 "누구의 소유가 아닌 전세계 환자들이 가상현실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미 가상현실에 대비한 특수 수술실을 구축하고 검증을 마친 상태이다.
지난해 7월 온라인으로 열린 아시아심장혈관 흉부외과학회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수술 현장을 전 세계 흉부외과 의료진들이 메타버스를 통해 아바타로 참석해 실시간 관찰하고 질의응답 하는 자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분당서울대 특수 수술실 구축 ”아바타 수술 관찰·술기 교육 가능“
가상현실에 입장한 의료인들이 집도의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전공의, 간호사 등 의료진 수술 과정을 아바타를 통해 지근거리에서 원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교육받을 수 있다.
국경을 초월한 메타버스 병원이 국가와 지역의 의료 격차 해소의 해법으로 부각되는 이유이다.
전상훈 교수는 "인터넷망 속도가 심장 박동 수 만큼 빨라진다면 한국에서 아프리카 환자를 메타버스 병원을 통해 실시간 로봇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5년 내 메타버스를 통한 의료혁신이 현실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현실을 감안한 메타버스 병원에 착수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송도세브란스병원(2026년 개원 예정) 환자를 통합해 진료할 수 있는 '세브란스 메타버스 병원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세브란스, 메타버스 병원 상반기 검증 "공간 초월 원격협진 구현"
법과 제도를 감안해 세브란스 교수가 아바타로 가상현실 병원에 입장해 송도세브란스 교수와 환자를 함께 진료하는 원격협진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소화기 분야 내과와 외과 젊은 교수들과 연세대 공대 교수들 등 15명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팀을 구성해 시진과 문진 그리고 촉진 가능한 보조로봇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고홍 기획관리실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세브란스병원 전문과별 최고의 전문의들이 공간을 뛰어넘어 용인과 송도 세브란스병원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메타버스 병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술 개발을 거쳐 올해 상반기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병원이 메타버스 병원에 주력하는 이유는 동일하다. 의료 분야의 부가가치 창출이다.
메타버스 병원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존재한다.
몇 해 전 인공지능(AI) 의료 활용을 놓고 진료과별 의사들이 느낀 불안감과 결이 다르다.
전상훈 교수는 "메타버스 병원은 지구가 아닌 새로운 행성을 창조하는 것"이라면서 "현실 세계의 법과 수가 등을 따지고 들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세계적 흐름을 읽고 의료계가 주도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병원 우려 공존…현실과 괴리감·국가별 정책 극복 과제
메타버스 병원이 활성화될 경우, 환자들이 느끼는 가상 현실과 실제 현실의 괴리감 그리고 가상 병원 진료와 수술의 신뢰성 및 국가별 법과 제도 등을 극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카카오 헬스케어 황희 CIC 대표(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메타버스를 놓고 의료 전문가별 바라보는 시각과 개념이 다르다"고 전하고 "가상현실 아바타와 현실 세계 자아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가상현실과 증감현실, 원격진료 등을 메타버스로 포장해도 무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타버스 병원이 국가별 경계를 허물고 소유가 없다 하더라고 결국 이용자를 위한 플랫폼 마련과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자국인 보호가 우선인 국가별 보건정책에서 메타버스 병원이 어떻게 규정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분명한 사실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의료가 새로운 먹거리라는 점이다.
VR 분야 전문가인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차승현 교수는 "의료분야에 메타버스의 활용성 및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면서 "아바타와 의료현장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의료인 교육이 가장 먼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병원 내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효율적인 의사 소통을 지원하는 공간디자인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희 CIC 대표는 "메타버스 병원이 미래 의료분야 먹거리이자 새로운 모델임은 분명하다. 기술융합 차원에서 의료계가 차별성을 갖고 어떻게 선도할지 고민해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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