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료에 집중함에 따라 전공의 수련환경이 흔들리고 있다. 전공의 10명 중 7명이 전공 수련에 질적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91개 수련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 33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진료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실태조사에는 내과 전공의, 레지던트 2년차가 가장 많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공의 10명 중 7명꼴인 66%가 코로나19 관련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교수가 코로나 환자 진료를 담당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6.3%는 코로나19 전담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인력부족을 겪는 일부 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하기도 했다.
전공의들은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부터 일반 병실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 입원이 필요없는 경증 환자까지 다양한 중증도의 코로나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었다.
전공의가 코로나 진료에 투입되면서 77%는 전공과목 수련에 질적 저하가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60%는 전공과목 관련 수련이 양적으로도 줄었다고 했다. 기존 수련 과정을 폐지하면서까지 코로나 환자를 보도록 하는 수련병원도 있는 상황.
실제 한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는 "코로나 병동의 중증도가 높다보니 윗년차 인력이 코로나 병동에 강제투입되어 다른 주요 과목들을 돌지 못하고 있다"라며 "2년이상 코로나 시국이지만 병원은 적절한 대책이나 보상없이 내과 전공의들만 코로나 병동으로 밀어넣고 있다. 코로나 병동 때문에 당직이 늘고 정상적인 수련 및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전협은 이미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진료에 직접적으로 나서고 있는 내과 전공의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공유하며 수련환경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설문에 참여한 내과 전공의 중 91.7%가 수련 교육의 질적 저하를 경험했고 72.9%는 근무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의료인력 양성 환경 개선 노력은 커녕 일방적으로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할 전공의를 추가 모집했다"라며 "이미 무너지고 있는 수련 현장을 더욱 무너뜨리겠다는 방침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정명령을 통해 확보된 병상은 일반 환자를 위해 사용되지 못하고 있고, 줄어든 수련환경도 원래 교육과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진료를 위한 전문 인력 확보 없이 수련의 충원 만으로 현재 위기를 넘기려는 정부 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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