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요양기관 종별계약제 분석과 전망
요양기관 종별 계약이 내년도 수가 협상에 쟁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종별 계약제를 제시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요양기관 종별 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요양급여비용협의회 내부 합의가 선결 조건이나 여기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를 제외한 요양기관 단체장들은 반대 입장을 밝혀 사실상 종별 계약 성사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 종별 계약제 배경 = 건보공단이 내년 수가계약을 위해 ‘요양기관 종별 계약제’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함께 수가협상을 용이하게 이끌기 위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는 치밀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또한 요양기관 종별 심화된 수입 격차 누적, 심화와 함께 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상당 부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의 환산지수 연구 용역을 수행한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진현 교수는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 의료기관 중 의원급에 정책 타깃이 집중되어 병원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을 본 것이 사실이다”며 “이러한 불형평성을 바로 잡기 위해서도 종별 계약은 바람직 하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이평수 상무는 “요양기관간 수입 격차가 심화된 상태에서 단일 환산지수로 단체계약을 지속한다면 요양기관과 불형평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이어 “공단의 입장에서도 환산지수 연구 결과 서로 상이한 수치가 나오는 상황에서 단일 환산지수로 계약을 하게 되면 개별 요양기관을 만족시킬 수 없어 협상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험재정 절감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의협 외로운 투쟁 성사 난관 = 의료공급자 단체인 요양급여비용협의회(회장 정재규)는 건보공단의 요양기관 종별 계약제 제안에 대해 반대 우세 속 의협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대한약사회 이은동 보험이사는 “현행 상대가치점수는 단일 환산지수를 전제로 개정된 것이므로 개별 환산지수를 내년 수가에 적용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또 “지난 16일 요양기관 단체장들이 만나 공단의 제안에 대해서는 의협을 제외한 4개 단체장들이 일제히 반대 입장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와 관련 10일 오전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고 “요양기관 종별 수가 불균형이 극심한 구도에서 현행 일괄계약 방식은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공단의 연구결과를 수용할 수 없지만 종별 수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개별계약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혀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정운영위원회 최병호 위원장은 “의료공급자와 보험자와의 요양급여비용계약은 쌍방계약이므로 요양급여비용협의회와 하는 것이지 단체와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또 “따라서 종별 계약에 찬성하는 일부 요양기관과 계약을 할 수 없는 만큼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중 일부가 반대하면 종별 계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요양기관 종별 계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전원 일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며 찬성하는 일부 단체와 건보공단이 개별 계약하는 방식은 아니다.
건강보험법 제42조(요양급여비용)에서 수가계약은 공단 이사장과 의약계를 대표하는 요양급여비용협의회와 계약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종별 계약제는 총액예산제의 전주곡 =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건보공단의 요양기관 종별 계약제 제안을 총액예산제 시행을 위한 전주곡이라고 하며 거부감을 표명하고 있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조기영(치협 보험이사) 간사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에서 진행되어야 하나 공단에서 갑작스런 제안을 받았다”며 “공단의 요양기관 종별 개별 환산지수 계약은 의료 공급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총액예산제를 앞두고 요양기관 종별 개별 계약은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결국에는 전문과별 계약으로 진행될 수 있는 총액예산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총액예산제를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가 지금부터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총액예산제는 매년 건보공단과 각 의약단체와 일정 배분 총 진료비 중 각 전문과별로 얼마로 할 것인지를 배분하여 계약하는 방식으로 오는 2008년 제도 도입 목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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