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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합리적 이기주의자 바람직"

이창열
발행날짜: 2003-07-27 23:43:54

성균관대 장동익 교수 한국의사포럼서 강조

철학에서 바라본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계약론적 관계 모델을 기반으로 의사는 합리적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장동익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27일 한국의사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 현대사회의 배분적 정의론 ▲ 의사-환자 관계에 있어 윤리적 문제를 강연했다.

장교수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 모델로 ▲ 기술자 모델 ▲ 성직자 모델 ▲ 협조자 모델 ▲ 계약자 모델 등을 소개했다.

장교수에 따르면 기술자 모델은 의사를 응용과학자로 간주하는 것으로 의사는 과학자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에 있어서 가치의 문제를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의사는 단지 수도관을 고치는 기술자처럼 행동을 하면 된다.

반면 성직자 모델의 의사는 성직자와 보모와 같은 존재로 환자에게 선을 베풀고 언제나 인간적인 애정과 선한 마음을 갖고 환자의 선을 적극적으로 증진시켜야 하는 것으로 윤리적 원리를 강조한다.

협조자 모델에서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제거하는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협조자로서 얼핏 보면 가장 바람직해 보이지만 의사와 환자가 실제로 상호 존중하고 공동 이익을 목표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며 인종, 계급, 경제,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 비현실적인 모델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계약자 모델은 환자와 의사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유망한 모델이면서도 협조자 모델처럼 이상적 협력관계를 주장하지 않으면서도 계약은 단순히 법적인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종교적 또는 혼인의 의미에서 서약과 같은 것이다.

장교수는 계약자 모델은 "신용과 신뢰를 기반으로 자유, 상호 존엄성, 진실을 말하기, 약속 지키기, 정의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윤리적 권위와 책임이 공유될 수 있다”며 “단 문제는 계약의 방법과 그 내용의 문제, 즉 어떻게 계약을 하며, 그 계약에 어떤 내용을 포함시켜야 하는 지 알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세상이 굉장히 복잡해지고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계약론적 관계로 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의사는 이기적 합리주의적 입장에서 이타적 입장을 취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합리적이다 ”고 밝혔다.

장교수는 이어 “계약은 나와 계약 당사자가 있고 계약 당사자가 나에게 어떤 불만이 있는 것을 알아야 성립한다”며 “계약 당사자가 국민 전체라면 국민 전체가 의사에게 무엇이 불만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평등(equality), ‘형평(equity)’, ‘공평(fairness)’을 정의(definition)하면서 “평등과 형평이 유사한 어휘를 가지고 있으나 평등은 단순한 양적인 동일함을 의미하는 것에 반하여 형평은 비례적인 동일함을 의미한다”며 “평등은 a와 b가 동일한 양을 갖는 것인 반면에 형평은 각자의 몫을 갖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비례적 동일함”으로 설명했다.

이 날 세미나에는 개원의 및 전공의 3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의사포럼은 “국가 의료정책의 여론 형성 과정에서 진료현장의 실정과 경험이 우선시 되도록 해야 한다”며 “실증적이며 참다운 의료의 정의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를 문제 삼겠다”는 취지로 지난 달 22일 첫 모임을 가지고 매달 세미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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