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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는 말이없다" 故 박원장 수사 답보

박진규
발행날짜: 2005-02-03 07:19:13

여수경찰서, 수사성과 없어 미궁에 빠질 공산 커

의사회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머리를 다쳐 사망한 고 박광천 원장 사건을 수사중인 여수시 경찰서 수사팀은 2일 유가족 및 의료개혁국민연대 대표와 만나 수사 중간결과를 설명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까지 마라톤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유가족측은 국과수의 부검결과와 경찰수사 과정에 대해 강한 불신과 의혹을 제기하고 성의있는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회식자리에 참석했던 의사회 관계자 13명 전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사고현장과 회식자리를 자주 왕래한 동료의사 5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진술을 받았지만 진술에 일관성이 있는 등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사고 당시 박원장의 혈중농도가 0.297%로 나타난 국과수 감정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데 대해서도 잔여 혈액을 다시 분석한 결과 박원장 본인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혈중알콜농도 분석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경찰은 특히 박원장이 당시 누군가와 싸움을 별였는지 여부를 확인해줄 목격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아직 수사에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싸움 현장을 목격했다는 제보는 없고 가장 확실한 목격자인 죽은자는 말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유가족측이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관련자에 조사를 계속 진행하는 한편 또 다른 목격자를 찾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국과수 부검결과에 대해서도 유가족들이 지정하는 대학병원에 재검토를 의뢰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과 의개련측은 뒤로 넘어졌는데 전두부 파열이 있었던 점, 당시 회식자리에서 마신 술이 마주앙 20병, 백세주 2병, 소주 2병에 불과해 과음할 상황이 절대 아니었다는 점등 사고당시부터 제기한 의문점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경찰 수사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개련 윤철수 대표는 "우리가 제시한 의문점에 대해 경찰이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채 의혹만 남긴 자리였다"며 "앞으로 유가족들과 함께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언론에 알리는 등 박 원장의 죽음에 얽힌 의혹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지난해 12월 7일 오후 9시경 여수시의 한 일식집에서 동료의사들의 회식자리에 참석했다가 의문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다 같은달 20일 끝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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