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30일 한나라당 비례대표 19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안명옥 의원이 1년간의 정치 경험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놨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은 중환자 상태지만 남은 4년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요지다.
31일 의협 의료정책고위과정에서 '국회의 보건의료정책 실제'를 주제로 강연한 안명옥 의원은 “지난 1년간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면서 “의료계의 기대가 있어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의사라는 직업의식이 적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명옥 의원은 17대 국회 의안 1호 발의 기록을 갖고 있다. 작년 개원 이틀째인 5월 31일 ‘저출산 및 고령화사회대책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해 보건의료전문가대표다운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바 있는 PPA사건이 터졌을 때는 3박 4일간 밤을 꼬박 새다시피 상임위원회 질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활동 초기 행정부에 우아한 질문을 던지자 보좌진으로부터 야당의원의 본분을 잊어선 안된다는 조언을 들었다”면서 “그래서 PPA는 작심하고 가장 독한 면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막상 상임위에서 PPA문제를 다루다보니 복지부와 식약청 담당자들이 나만큼 알지 못해 화가 났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 의원 121명 전원 서명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기본법’을 발의했지만 본회의 통과에 어려움이 따르자 8개월 동안 국회의장, 부의장을 쫒아 다니며 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괴롭혔더니 나중에는 마주치기만 해도 자리를 피할 정도였다”고 말해 악바리 근성을 드러냈다.
이어 안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보건의료 전문가가 많지 않아 불행하다”면서 “보건의료정책은 의사들이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지수를 높이는 파수꾼이 될 수 있느냐와도 관련이 있어 빠르게 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안 의원은 20여전인 35세 때 공무원은 되고 싶어 직접 복지부를 찾아가 사무관으로 채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복지부는 특채할 수는 없고 방법이 있다면 행정고시를 보라고 해 정말 고시원을 찾아 가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응시자격을 32세로 제한해 중도 포기했다”고 소개했다.
안 의원은 “1년간 일하다보니 복지부나 식약청은 열심히 해도 보건의료를 전공하지 않아 전문적인 것을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의대 예과에 들어가면서부터 전문지식을 쌓고 환자를 진료해 왔다는 점에서 보건의료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의사 밖에 없으며, 의사들도 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명옥 의원은 의료계가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안 의원은 “의사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을 불편해 한다”면서 “말이 아닌 문서를 갖고 국회를 설득하면 훨씬 빨리 일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안 의원은 “우리나라는 엄청난 중환자상태이며, 보건의료와 보건의료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차기 대권후보나 국회의원후보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지 못하면 정치를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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