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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의료계 부도덕 고발 연일 '오발탄'

안창욱
발행날짜: 2007-07-21 07:35:43

진료비바로알기운동본부 등 미확인 사실 폭로 빈축

진료비바로알기시민운동본부와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의료기관의 선택진료 편법 운용실태, 영상 판독업무 위탁 등을 연일 폭로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적지 않아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0일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이 암 진단용 영상 판독을 동네의원에 의뢰하는 환자 기만행위를 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이 각종 질병의 정확한 진단에 필요한 방사선 영상 판독 업무를 방사선과의원에 위탁하고 있으며, 이는 선택진료비까지 지불했던 환자 입장에서 볼 때 돈벌이에 눈이 멀어 환자를 배반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실제 판독업무를 동네의원에서 했을지라도 세브란스병원은 30%의 종별가산율도 모두 받았을 것이고, 환자에게 선택진료비도 챙겼을 것”이라면서 “이런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세브란스병원은 건강세상네트워크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병원은 일부 영상 판독을 전문 촉탁의에게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암 진단 목적이 아니라 단순촬영(plain x-ray) 판독이며, 1차 스크리닝(screening)만 할 뿐 최종 판독은 주치의가 하기 때문에 판독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세브란스병원이 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역시 이 같은 판독 위탁이 법에 저촉되는 게 아니며 종별가산율을 부과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다만 복지부는 "외부 위탁기관이 어디까지 관여하는지 고려해야 하지만 선택진료의사가 직접 판독을 하지 않고 위탁을 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덧붙였다.

무엇보다 건강세상은 세브란스병원에 선택진료비를 내고 영상진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외부 동네의원에 위탁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병원이 종별가산금과 선택진료비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성 성명서를 내 역풍을 자초했다.

진료비바로알기시민운동본부가 불법적으로 선택진료제도를 남용하고 있는 5개 대형병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다고 발표한 19일 기자회견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은 환자들이 보내준 50여건의 진료비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진료비 중 비급여가 35%를 넘었고, 그 중 선택진료비가 12.9%를 차지했으며,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의 거의 100%가 선택진료비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거의 모든 병원들이 법정 선택진료신청서 서식을 위변조해 ‘신청인이 선택한 의사가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의사를 지정해 진료를 의뢰한 경우에도 동의하며, 진료지원과 선택진료의사가 실시한 진료에도 선택진료료를 부담하겠다’라는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메디칼타임즈가 시민운동본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키로 한 대형병원 5곳 가운데 3곳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은 모두 법정 선택진료신청서 서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시민운동본부 역시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한 발 물러섰다.

특히 시민운동본부는 모정형외과의원의 경우 전체 진료비 190만8360원 중 요양급여비는 31만9360원에 불과한 반면 이보다 무려 5배가 넘는 158만9000원이 선택진료비로 청구돼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폭로했지만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동네의원은 선택진료비를 징수하지 않았으며, 단지 진료비 영수증 서식에 비급여 치료비를 기재할 칸이 마땅치 않아 편의상 선택진료비란에 표시했다는 것이다.

물론 선택진료비를 편법적으로 징수하거나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에게 제대로 내용을 고지해주지 않고 반강제적인 방식으로 비용을 징수하는 의료기관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환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 일부 시민단체들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의료기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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