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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업무·대체근로, 병원노조 발목 잡는다

박진규
발행날짜: 2007-11-14 07:42:14

파업 위력 크게 약화되고 '노노갈등' 가능성도

1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기 시작하면 병원 노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병원계는 이번에 정부가 병원계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광범위하게 필수유지업무 범위를 정하고 대체근로까지 허용함으로써 노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우선 병원사업의 필수유지업무가 내년부터 크게 확대된다.

필수유지업무란 노조가 합법적인 방법으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서비스를 중단해서는 안되는 업무로, 노조가 쟁의행위시 필수유지업무를 지속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병원사업 필수유지 업무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의료 업무 △중환자 치료·분만(신생아 간호 포함)·수술·투석 업무 △위의 업무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마취, 진단검사(영상검사 포함), 응급약제, 치료식, 환자급식, 산소공급, 비상발전 및 냉난방이 포함됐다.

아울러 혈액공급사업도 내년부터 필수유지 업무에 포함돼 △채혈 및 채혈된 혈액의 검사업무 △혈액제제 제조업무 △혈액 및 혈액제제의 수송업무 등 분야 노동자는 사실상 파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노조원의 절반 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수 없을 것으로 병원계는 내다봤다.

정부는 여기에 대체근로까지 허용함으로써 노조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정부는 필수공익사업자의 파업을 사전에 막는 직권중재제도 폐지에 따른 보완책으로 필수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파업 참가자의 50% 범위 내에서 대체근로가 허용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병원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을 때 신규채용,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체근로 노동자들을 투입할 수 있다.

병원계는 숙달된 전문 인력이 필요한 사업장의 특성상 병원간 상호 인력파견 협약, 병원협회를 통한 대체인력 투입 시스템 구축 등의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보건의료 부분은 합법적으로 파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여기에다 대체근로까지 허용됨으로써 파업이 위력이 크게 약화되고 노노갈등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면 대안적으로 파업예고제를 도입하면 족하다"면서 " 필수유지업무에 대해서는 노조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공공부문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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