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훈병원 전공의와 간호사의 폭행 맞고소 사건은 결국 병원과 전공의측이 '공개사과문 발표, 파견근무 3개월, 간호인력확충' 등 요구사항을 수용하고, 양측이 모두 고소를 취하하는 데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9월 29일 서울보훈병원 레지던트 1년 차인 이 모 의사(34)와 문 모 간호사(25)는 중환자실 근무중에 생긴 갈등 끝에 일어난 몸싸움으로 양측을 폭행 혐의로 맞고소한 바 있다.
당시 몸싸움의 발단과 경위, 양측의 폭행 여부 등을 둘러싸고 서로의 진술이 엇갈려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그 후 이 사건은 양측의 폭행 사건이 각각 강동경찰서와 종암경찰서로 분리 이첩돼, 경찰이 각각의 피의자와 피해자를 소환 조사하는 수사가 진행되던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병원과 노조가 이 사건을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고 조기에 수습하기를 희망, 노조가 이 모 전공의와 병원측에 대해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몇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구사항은 ▲이 모 의사의 공개사과문 발표 ▲이 모 의사의 파견근무 3개월 ▲간호인력확충 ▲간호사에 대한 고소 취하 등 총 4가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모 의사는 “간호사에 대한 폭행 증거가 없고 환자들이 유리한 증언을 해준 상황에서 이같은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재판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었다.
노조측 역시 이에 대해 “자신들 역시 현장에 있던 병원 직원들의 유리한 증언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단지 캐비넷을 때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폭행죄가 성립된다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며 전공의의 공개 사과를 거듭 촉구했었다.
이 과정에서 이 모 의사 역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여러 법조인들에게 자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 의사에 따르면 대전협 측은 “소송을 하면 이길 수 있는 사건이지만, 계속 재판이 이뤄지고 사안이 확대되면 1~2년 정도는 전공의 수련 생활을 그만둘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결국 개인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면 도와주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병원장을 비롯한 선배 의사들도 노조의 의견을 수용해서 조속히 일을 수습하라는 뜻을 강하게 밝혀왔다"고 그는 밝혔다.
결국 이 모 의사는 이같은 현실적 이유들을 감안해 요구사항을 수용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주 금요일(12일) 오후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합의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 의사는 “개인적으로 다른 전공의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서 "여러모로 자신이 입는 피해가 너무 컸다"고 요구를 수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조직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병원 노조라는 다수의 조직과 맞대응하는 것이 힘에 부쳤다"면서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전공의 노조의 필요성을 새삼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반면에 보훈병원 노조 관계자는 "간호사가 욕설과 폭행을 당한 것이 명확하지만, 사태가 지나치게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으며 재발 방지 대책만 마련된다면 전공의 개인이 피해입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조기에 수습하려고 노력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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