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지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계류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의료사고법안의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정부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시민단체와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규안건으로 상정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정기국회 마지막 전체회의를 개최, 소위심사 완료 29건, 신규상정안건 59건 등을 처리했다.
복지위, 의료사고법 처리 무산…사실상 폐기
먼저 관심을 모았던 의료사고법안의 경우,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의료사고법안은 소위에서의 심사 파행으로, 사실상 위원장 직권 상정-표결처리의 가능성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우려한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복지위 김태홍 위원장은 물론, 복지위 의원 모두 이날 회의에서 의료사고법안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법안처리 무산으로 의료사고법안은 사실상 '폐기' 선고를 받았다.
정기국회 회기가 12월초 마무리되는데다, 연말 대선과 내년도 총선 등으로 인해 법안의 재심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
정부나 의원들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만 하지만, 의료사고법안과 관련해서는 국회내부의 의견도 미처 조율되지 못했고, 안팎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20여년만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됐던 의료사고법안은 예전의 법안들과 마찬가지로 17대 국회 회기를 넘겨, 기한만료 폐기되는 운명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 상정 강행…쟁점해소 난항예고
한편, 이날 복지위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을 신규안정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의료법의 경우에도 심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 복지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데다, 외부의 반대도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정부 의료법 개정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된 점은 심히 유감"이라면서 법안심의 중단을 촉구했다.
현 의원은 "동 법안은 일부 대형병원과 보험재벌사에만 유리한 법안"이라면서 "이 법안은 폐기되어야 하며, 복지위 차원에서 심의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방대한 내용, 쟁점에 비해 심의를 진행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실제 이날 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위원들에 법안 검토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법리적 의견보다는 법안을 둘러싼 이해단체간의 찬반론을 소개하는데 그쳤다.
복지위 관계자는 "정부 의료법의 경우, 모든 조문이 쟁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면서 "법안의 심의,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국회 일정을 따져볼 때 오늘 상정은 법안을 처리하려는 의지라기보다는 상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진 장관 "이제 국회가 결단을 해달라"
결국, 정부만이 법안처리에 매달리고 있는 꼴이다.
이날 변재진 장관은 의료법 전부개정안과 관련 "긴요한 과제인 만큼, 이제 의료법은 국회에서 결정을 해줘야 할 때"라면서 법안의 시급한 처리를 당부했다.
변 장관은 "현재로서는 이해단체 합의가 어려운 부분은 빼더라도, 처리해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안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승조 의원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법안의 처리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의협도 시민단체도 결사적으로 막겠다고 한다"면서 "도대체 찬성하는 쪽이 누구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양 의원은 "의지가 있다면 공청회도 하고 하겠지만, 정부가 확실하게 국민 의견을 듣고 공감하는 의견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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