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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급여기준 어긴 임의비급여 환수 적법"

안창욱
발행날짜: 2008-05-03 06:58:47

서울고법 "의사 기본권 침해 아니다"…1심 판결 깨

아토피박사의 임의비급여사건과 관련, 서울고등법원은 1심을 깨고 의사가 최후의 치료방법으로 임의비급여 진료를 했다 하더라도 업무정지처분을 피할 수 없으며, 환수 처분도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1일 아토피박사로 잘 알려진 노건웅(소아과 전문의) 원장이 제기한 업무정지처분취소 및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이 결론 내렸다.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은 2006년 6월 공단 환수금 9억여원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뒤집고 7억4273만원을 초과한 1억6651만원의 처분만 위법하라고 직시했다.

서울고법은 노 원장이 아토피환자에게 식약청 허가사항을 초과한 인터맥스 감마 주사제와 알파페론 주사제, 이뮤노글로불린에스 주사제, 이뮤펜틴 주사제 등을 임의로 처방 투여하고 비용을 환자에게 청구한 것은 모두 부당청구라고 못 박았다.

허가, 신고된 범위를 넘어 이들 주사제를 투여하고, 비용을 환자에게 청구한 것은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한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또 서울고법은 원고가 고시에서 정한 기준을 초과해 임의로 항원특이적면역글로불린E 검사와 총면역글로불린E 검사, 알레르겐 피부반응검사 등을 하고, 임의로 진료비를 본인부담토록 한 것에 대해서도 본인부담 과다청구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원고측은 고시에서 정한 검사 종류와 횟수보다 훨씬 많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의학적 근거도 없이 검사를 제한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계약 체결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시로 제한된 검사항목만 가지고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제대로 진찰하거나 진료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검사방법을 추가 신청해 폐단을 시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면서 원고의 기본권 침해 주장을 일축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원고가 고시되지 않은 싸이토카인 검사를 받도록 한 것, 미고시 검사료를 임의징수한 것, 수가에 포함된 재료대를 임의징수한 것 역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노 원장이 소외 회사에 검사를 위탁한 것도 위법이긴 하지만 이 회사가 비용을 받은 것까지 환수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봤다.

한편 재판부는 보건복지가족부가 노 원장에 대해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재량권을 이탈·남용했다며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후의 치료방법으로 이들 주사제를 선택한 것은 불가피하다고 볼 여지도 있으며, 환자와의 합의 아래 면역조절제를 투여하거나 추가검사를 한 후 비용을 청구했다는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이 사건 업무정지처분을 통해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과 확실성, 환자의 보험수급청구권 보호 등 공익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1년 업무정지처분은 재량권을 이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업무정지처분 대상이긴 하지만 사건 정황상 너무 과한 처분이라는 것이다.

반면 1심재판부는 “원고가 식이요법만으로 치료가 완전하지 않거나 증증환자에게 선별적으로 면역조절제를 투여했고, 이들 주사제를 투여한 것도 면역체계의 조절을 위한 것이었으며 의학적 근거도 있다”며 환수처분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행정법원은 원고가 검사료를 부당하게 징수할 목적으로 불필요한 검사를 한 게 아니며, 수가에 포함된 재료대를 임의징수한 것은 특수바늘침 구입비용까지 검사수가에 포함시켜 의료기관이 부담하면 손실을 입기 때문이라며 환수처분 전액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바 있어 서울고법과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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