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의 몸집 풀리기를 비판하는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립병원 기관장이 3차 의료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주목된다.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은 지난 19일 기자와 만나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급성기 병상 확충에 연연하고 있는 것은 종별 가산율로 인한 경영성과가 내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강재규 원장은 “주요 대학병원이 암센터 건립과 신도시 개원 추진으로 지금도 포화상태인 수도권 병상수가 넘쳐날 것”이라면서 “첨단 장비와 시설, 인력으로 일부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돼 주위 대학병원은 3~5년내 커다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병상 증설에 따른 병원계의 역풍을 전망했다.
강 원장은 “예전 같으면 환자 내원시 일반적인 진단과 검사에 그쳤으나 지금은 CT와 MRI 등 고가의 검사가 당연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자를 좀 더 세밀하게 진단할지는 모르나 이로 인해 국민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3차 의료기관에 부여되는 30%의 종별 가산율을 질환별로 등급화 시켜 종양 등 중증질환으로 국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감기환자 등 경질환자도 동일한 가산율을 적용하는 것은 국민과 의료기관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별 가산율의 차등제를 제언했다.
3차 의료기관 선정을 둘러싼 대학병원간 경쟁과 관련, 강 원장은 “3차로 진입하려는 병원과 이를 막으려는 병원간 보이지 않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종별 구분을 인증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복지부에서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원 여건상 3차 기관 혜택 타당치 않다“
국립의료원의 3차 기관 미신청에 대해 그는 “의료원의 현 의료여건에서 과거와 같은 3차 기관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더구나 지난해 7월 시행된 의료급여 지정병원제로 30%를 유지해온 급여환자가 20%로 낮아지고 있어 공공의료 역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결과는 의료원의 추락이 아닌 새로운 돌파구임을 강조했다.
강재규 원장은 “대학병원은 급성기에 연연하지 말고 중증도 질환 중심으로, 중소병원은 전문병원과 요양병원으로, 의원급은 경증질환으로 재편시킬 필요가 있다”며 “대형병원의 비판이 제기되더라도 국가기관장으로서 잘못된 부분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병원계의 발전을 위해 타당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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