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북한주재 대표 소렌슨(56·사진)씨가 2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개최됐던 “보건의료분야 남북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결핵, 말라리아 등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밝히고 보건의료분야 남북교류 및 협력증진 방안을 제시했다.
소렌슨씨는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는 인구 10만명당 의사수가 297명, 병상수 1천383개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의사 1명당 간호사 1명으로 간호사와 전기·용수 공급 및 동절기 난방이 부족하다”며 특히 평양은 의료서비스질은 좋으나 전반적으로 개선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소렌슨씨는 이어 “북한이 필수의약품, 모자보건, 소아 전염병관리, 기본 외과처치 등이 잘 발달되어 있지만 필수의약품은 예산과 외화 부족 등으로 공급이 제한되어 국제기구 등에서 지원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북한 정부 차원의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3년 들어 결핵환자가 4만7000명이 발생해 급증 추세에 있으나 2002년 4월 글로벌 펀드에서 북한의 AIDS,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으나 아직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소렌슨씨는 “북한이 1990년대 들어 말라리아 발생이 DMZ 유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해 2001년에는 30만건이 발생했으나, 현재는 한국정부 등 국제적 지원으로 2003년에는 4만 200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소렌슨씨는 현재 북한에게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항목은 ▲ 필수의약품 ▲ 의료장비 및 기기 ▲ 말라리아 등 전염성 질환 퇴치프로그램 ▲ 수액제제 ▲ 혈액제제 등을 들었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에게 필요한 지원 항목은 ▲ 질병 감시와 전염병관리를 위한 제도적 역량 강화 ▲ 병·의원의 재활서비스 ▲ 공중보건, 역학 및 전염병 관리를 위한 인적 자원의 국제 훈련 및 연수 지원 ▲ 의사 및 간호사의 체계적인 양성 및 교육 부문의 협력 등을 꼽았다.
소렌슨씨는 “향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보건의료분야 대북 지원의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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