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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으로 변신해야 살아남는다

박진규
발행날짜: 2003-08-20 17:38:33
20일 민주당 김명섭의원 등 국회의원 20명이 발의한 ‘의료법중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법은 의료기관의 종별유형에 전문병원을 신설하고, 의료기관개설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전문병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내달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인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중소병원은 각자 특화된 병원으로 전환이 가능하게 된다.

법안은 전문병원을 ‘의사가 진료를 행하는 곳으로 주로 특정 전문과목, 특정질환에 대해 의료를 행할 목적으로 특정 전문과목·특정 질환·시설 및인력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고 개설하는 의료기관’으로 규정했다.

앞서 복지부도 지난 4월 요통 당뇨 불임 등을 전문으로 하는 단과 전문병원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이같은 정책들을 내놓게된 배경은 중소병원들이 의약분업 시행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따른 나름대로의 회생대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의료계는 무색무취한 병원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중소병원이 특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전문화를 통해 시설과 인력이 우수한 대형병원과 접근성이 높은 의원의 틈새를 뚫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설된 진료과는 많지만 경쟁력을 갖춘 ‘내세울만한 진료과’를 갖지 못한 것이 중소병원계의 현실이다. 방만하고 고루한 경영방식을 버리지 않은 때문이다. 하지만 특화된 진료로 호황을 누리며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병원들도 많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특화되지 못하고 경쟁력이 없는 병원이 도산하는 것은 경제논리로도 당연한 결과”라며 “유통시장에서 백화점 할인매장 등 대형업체와 동네슈퍼가 살아남은 반면 어정쩡한 규모의 업체가 모조리 망한 사례에 견줄만 하다”고 말한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작년 병원들은 평균 252%의 부채율을 기록했으며 도산율은 12.4%에 달했다. 이제부터라도 제도만 탓하지 말고 환골탈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화를 이루어야 살아남는 생존이 법칙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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