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의료기기 관리과장 인터뷰를 마친 후 공보실을 잠시 들렸다.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 탓인지 직원들의 표정은 어둡기 짝이 없었고 긴장감 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출입증 문제와 함께 인터뷰 내용을 설명하자 대뜸 '누구 허락받고 인터뷰 하냐구요'라는 짜증섞인 목소리가 높아진다.
일선 취재현장에서 만나본 기자들에 따르면 최근 식약청 공보실은 고압적인 자세로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기자들 역시 공보실의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약청이 PPA에 대한 첫 발표때도 언론사들이 대부분 쉬는 토요일에 발표,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도 있다.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공보실은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이러한 단절은 오해를 낳고 그 오해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식약청을 둘러싼 의혹들이 다방면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으며 국정브리핑까지 가세한 매체들은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현재 식약청은 홈페이지에 PPA관련 의혹들에 대한 해명자료를 올려놓고 위험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제기된 바 있다며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는 커녕 오히려 기사와 관련돼 타협하려는 행동들만 적나라하게 노출되는가 하면 발표되는 보도자료 마다 식약청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는 기사들로 주를 이룬다.
지난 2000년 당시 역학조사 등을 이유로 PPA함유 감기약에 대한 판매금지를 하지 못했던 식약청의 속사정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 매체가 없었다는 점 역시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공보실은 소속기관의 출입기자들을 이용해 이미지를 제고하고 정책을 홍보하며 해당 기관의 얼굴로서 원활한 지원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식약청의 '얼굴'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있다. 오해와 의혹을 양산하는 관료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열린 자세로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식약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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